[단독] 북한, 평양에 ‘김정숙 거리’까지 만든다

살림집 건설에 '자강도'도 포함돼...소식통 "평양건축종합대학, 국가과학원 연구사 선발 중"

김정은 집권 후 평양 구역별 주요 건축 현황. / 그래픽=김성일 데일리NK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살림집 건설을 목표로 평양건축종합대학을 중심으로 선발된 연구원들을 평양시와 자강도에 파견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평양시와 지방의 살림집 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대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밝힌 점에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이 이를 토대로 즉시 집행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방’이 ‘자강도’라는 점도 확인됐다.

내부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1일 원수님(김 위원장) 방침으로 수도건설여단 지휘부(평양)와 자강도에 평양건축종합대학과 국가과학원 건축재료연구소에서 전문 인력을 파견하라는 지시가 포치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원수님의 방침에 따라 각 대학과 연구소에서 소조 인원이 구성되고 있고, 2개의 분과로 만든다고 한다”면서 “이에 대해 수도, 지방 전문연구분과로 분류하게 될 것이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양에 모란봉구역을 중심으로 ‘김정숙(김일성의 부인) 거리’를 만들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는 일명 할아버지인 ‘김일성 유훈(遺訓) 관철’ 의도로 읽힌다.

소식통은 “장군님(김정일) 시대엔 수령님(김일성) 유훈대로 어머니 이름으로 된 거리를 만들려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집행 못 했었다”면서 “이번에 원수님은 이를 관철하겠다고 수도건설여단과 군 건설총국까지 동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김정숙 거리를 조성한다면 ‘우상화’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인민의 지도자’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건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이미 창전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려명거리 등을 만들어 여기 살림집을 주민과 과학자나 교원(교사) 등에게 공급한 경험이 있지 않냐”면서 “체제 선전도 하면서 선물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이 지역이 유독 ‘상당한 권력을 갖고 있는 단층 세대’가 많다는 데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시 건설 총계획도에 명기된 김정숙거리엔 단층 살림집이 많은데 거의 고위급 간부들”이라면서 “주로 본인 돈으로 지은 주택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완전히 허무는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수님 방침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다 부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고위 간부들의 마음을 달래는 작업도 어떤 방법으로든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강도가 이번 살림집 건설 사업에 포함된 건 ‘군사·지리적 요충지’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자강도 소재지 강계시는 북한이 ‘선군혁명특구’로,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만포시는 제2수도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로 중요 지역이다. 또한 한국전쟁 시기 최고사령부 지하벙커가 있었던 고산진도 바로 만포시에 있다.

소식통은 “원수님은 ‘연구사들이 자강도에 직접 가서 현장 지휘부와 침식(寢食)도 같이하면서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의 척후대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민심을 사기 위한 여러 방안을 구상하라는 일종의 압력을 넣은 셈이다.

자강도 지역은 평양과는 달리 큰 문제 없이 건설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자강도 건설계획은 (모형) 사판(砂板)까지 다 원수님께서 보고 비준한 상태이므로 3월 말이나 전염병(코로나19) 사태가 진정지면 바로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