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폐쇄된 회령 22호 관리소 의문의 야간 불빛

북한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정치범수용소 명칭으로 번호를 붙여서 ‘00호 관리소’라고 부른다.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북한의 관리소는 14호(개천), 15호(요덕), 16호(화성), 17호(개천), 18호(북창) 및 25호(수성) 6곳이 있고 수감 인원은 총 19만 8900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야간 조도 영상에서 2012년 6월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 함북 회령 22호 관리소에서 불빛이 포착됐다. 구글어스 위성사진과 함께 관리소 지역을 확대해서 야간 불빛 및 주요 지역을 살펴보았다.

◆회령 22호 관리소 전경과 야경

한반도 최북단 함경북도 회령시에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 22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가 있다. 3월 초 산간지대 3곳에서 야간 불빛이 포착됐다. /사진=구글어스, VIIRS

예로부터 미인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회령시는 원로배우 이순재 씨의 고향이다. 회령 22호 관리소는 함경북도 회령시 중봉동과 행영리 일대에 걸쳐 있으며, 이곳 정치범수용소는 NK워치 대표이자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안명철 씨가 탈북 전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으며, 경비마저 삼엄해서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 혼령마저도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악명 높은 완전통제구역이고, 안 대표에 의해 처참한 실상이 처음으로 세상에 폭로된 시설이다. 관리소 면적은 여의도(290ha)의 77배인 2만 2380ha이다. 안 대표 유튜브 강연에 따르면, 수용소 내에 죄수들 시신을 소각하던 장소인 화장터(우측 그림 별표)가 있다.

야간 조도 영상에서 심야 시간에 불빛이 3곳에서 식별됐다. 행영리 및 사을리 2곳과 궁심동 외곽 경계 1곳을 조도 영상을 확대해서 살펴봤다.

◆회령 22호 관리소 야간 불빛

회령 22호 관리소 3곳에서 야간 불빛이 포착됐다. 불빛이 비치는 곳은 산간 경사지를 깎아 밭 경작지로 만든 농장지대로 파악된다. /사진=구글어스(배경)+VIIRS(반투명 중첩)

지난 3월 5일 새벽 1시 30분에 22호 관리소를 촬영한 조도 영상을 살펴보면, 3곳에서 야간 불빛이 식별된다. 행영리 화장터와 인접한 지역에서 불빛이 포착됐는데, 야산을 깎아서 개간한 밭 경작지에서 비치는 불빛인 것으로 파악되고, 사을리에서도 산간 경작지에서 불빛이 포착됐다. 또한, 궁심동 경계선 외곽 경사지 공터에서도 불빛이 식별됐다. 야간에 산간 비탈면 밭 경작지에서 불빛이 비치는 것은 야외철야 작업을 하거나 미상 야간 활동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령 22호 관리소는 2012년 6월경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다.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시가 백두산 3대 장군 항일 혁명 투사 김정숙(김정일의 생모, 김정은의 할머니)의 생가가 모셔져 있는 유서 깊은 신성한 사적지라서 이곳에 반동 죄수들 집합소인 정치범수용소를 둘 수 없다는 이유로 폐쇄된 것이라고 한다. 반면, 22호 관리소는 폐쇄된 게 아니고 공개 사찰을 요구하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거센 요구를 기만하기 위해 북한이 위장 및 은폐 전술을 편 것일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따른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외곽 경계의 펜스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위성사진만으로 22호 관리소 폐쇄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폐쇄 전후 행영리 숙소 구역 변화

행영리 숙소 구역에 20여 동 건물이 철거되고 10여 동이 새로 들어서는 등 시설 변화가 파악된다. 5월 초 모내기를 앞두고 모판을 조성하고 논에 물을 대는 봄철 영농활동의 모습도 식별된다. /사진=구글어스

폐쇄 전인 2011년 행영리 숙소 구역을 살펴보면, 살림집 형태의 작은 수감동 건물들이 곳곳에 집단으로 모여 있고 작업장, 가구공장, 탈곡장, 곡식 창고 등 시설이 식별된다. 관리 시설로 사령관실, 취조실, 수송부 모습도 보이는데, 시설 명칭은 미국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2012년 10월 22일 공개한 위성분석자료를 참조하여 파악한 것이다.

폐쇄 전과 11년이 지난 2023년 5월 위성사진을 비교해 보면 수감동, 작업장 그리고, 특히 취조실을 포함하여 20여 동 건물들이 철거되었고, 10여 동 건물이 새로 들어선 것이 파악된다. 숙소 구역을 따라서는 행영천이 흐르고 하천 좌우로 논 경작지가 조성돼 있으며, 봄철 모내기를 앞둔 5월 초순 모판을 만들고 논에 물을 대는 영농활동의 모습도 식별된다. 관리소 폐쇄 전후를 비교했을 때, 건물 철거 및 신축 등 일부 시설 변화는 식별되지만, 영농활동 등 산간 농장지대 작업은 변함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폐쇄 전후 중봉동 탄광 지대 변화

중봉동 탄광지대 석탄 야적장에 크레인과 컨베이어 시설이 보인다. 광물 찌끼인 버력이 쌓여 더미가 늘고 있는데, 석탄 채취 활동은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구글어스

22호 관리소 내 중봉동에 탄광 지대가 조성돼 있다. 석탄을 열차에 실어 나를 철도역(중봉역)이 들어와 있고, 나무를 베어 재목을 생산하는 제재소도 식별된다. 석탄 야적장에 컨베이어와 크레인 장비가 보이고, 탄광 입구 주변에 석탄을 캐내고 남은 광물 찌끼인 버력이 쌓인 더미도 식별된다. 폐쇄 이후 11년이 지난 위성사진을 보면, 일부 건물이 철거 및 신축됐으며, 석탄 버력더미가 쌓여서 도톰하게 언덕을 이룬 모습에서 수감자들이 떠난 상황에서도 탄광 채굴 활동은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령 22호 관리소가 폐쇄돼 수감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고, 일반 주민들이 들어와 산다고 알려져 있다. 위성영상에서 외곽 펜스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식별되며, 폐쇄 여부는 유감스럽게도 확인하기 어렵다. 수감동, 취조실 등 수십여 동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등 시설 변화는 확인이 된다. 과거 수감자들이 하던 석탄 채굴이나 농장지대 영농활동은 이주민들에 의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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