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 확인

김일성의 통일 유훈 상징물인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철거되고 깨끗이 치워진 모습이 최근 촬영된 맥사의 초고해상 월드뷰3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외신에 보도된 위성사진을 참고해서 살펴보면, 기념탑은 폭발물에 의해 폭파됐다기보다는 작업에 따라 해체된 것으로 판단된다.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

평양의 관문인 낙랑구역 통일거리 입구에 세워진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지난 1월 철거돼 사라진 모습. /사진=월드뷰3(©2024 Maxar)

지난 4월 9일 촬영된 맥사의 월드뷰3(해상도 30cm) 위성사진으로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기념탑은 2001년 8월 14일 평양의 관문인 낙랑구역 관문3동 통일거리 입구 평양-개성 고속도로상에 세워졌다. 기념탑은 남과 북의 여성들이 한반도 지도를 쳐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높이 30m, 가로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하는 61.5m였다. 탑신에는 60kg이 넘는 화강석 2560개가 붙었으며, 탑신 내부에 남과 북, 해외동포 및 단체들이 보낸 ‘기념 석재’ 740여 개도 부착돼 있었다고 한다. 또한, 옥돌은 남측에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과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 남측본부 등이 보낸 것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기념탑을 철거하면서 국내외 동포 단체의 고귀한 뜻까지 한꺼번에 허공에 날려버린 것이다.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 전

지난해 말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이 철거되기 전 모습. /사진=월드뷰3(©2023 Maxar)

기념탑 철거 전인 지난해 12월 24일 촬영된 월드뷰3 위성사진이다. 지난 1월 24일 철거 직후 모습이 실린 미국 CNN 보도를 참고하면, 당시 위성사진에는 잔해가 어지러이 널려있는 가운데 크레인 등 중장비는 식별되지 않았다. 광장 주변에 철거물들이 가지런히 정리된 것을 봐서 폭발물로 폭파됐다기보다는 작업에 의해 단계별로 해체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기념탑은 1월 19일에서 23일 사이에 철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념탑은 김일성 살아생전의 통일 유훈을 기리는 상징물이었다. 조국통일 3대 헌장이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 통일 3대 원칙’과 19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고려 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그리고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회의에서 제시된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 대단결 10대강령’의 세 가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최근 이어지는 북한의 ‘남북합의 위반’

북한이 지난해 말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 육로(도로)와 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한 데 이어 최근 4월 18일에는 경의선․동해선 육로의 가로등 수십 개를 철거하는 모습이 우리 군 당국 감시자산에 의해 포착됐다. 한편, 지난 2월에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4층 건물이 철거돼 사라진 모습이 KBS 보도로 확인된 바도 있다. 최근 북한이 남북합의를 위반하는 일련의 행위가 기념탑 철거 전후 모습이 담긴 초고해상 위성사진을 통해 재차 확인된 것이다. 북한 젊은 지도자가 최근 들어 선대의 유훈과 흔적을 지우려는 것으로 비치는 잇따른 행위에 의도의 끝과 내막을 종래 가늠키 어렵고 또한, 무모함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두려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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