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이 아이를 낳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지만, 미혼모는 국가나 사회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손가락질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자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요새는 젊은 여성들이 결혼도 않고 아이를 낳는 예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이전에는 남녀 7세 부동석이라고 절대 결혼 전에 남성과 관계를 갖지 않으려 했는데 지금 젊은 여성들은 성이 고귀하게 보존되던 50대 부모 세대 시절과는 생각하는 게 판이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개방된 성 문화가 확산해 미혼모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히 팽배하며, 심지어 미혼모들은 사회적으로 크게 지탄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북한 당국은 미혼모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미혼모)를 국가적 망신과 사회적 물의라고 생각하고 감추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통계를 내라고 지시하거나 총화를 공개적으로 지시하는 일은 역대 있어 본 적이 없다”며 “다만 짐작하건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수가 여성 100명 중 4명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는 (미혼모 문제를) 그저 젊은 남녀 간의 비사회주의적 행위로만 적시하고 통제하고 있을 뿐 (미혼모라고 해서) 법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혼모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도 당국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미혼모에 대한 멸시와 차별, 혐오가 사회 전반에 깊게 깔려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미혼모라는) 소문이 나면 아이를 낳은 여성은 평생 딱지가 붙고 불경하다며 손가락질받는다”며 “대부분이 남자는 한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고 여자는 똑똑하지 못하고 몸을 함부로 굴렸다며 인간 오물 취급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미혼 상태로 아이를 낳은 양강도 김형직군의 20대 여성이 연인 관계였던 남성의 집을 찾아갔으나 ‘여자가 몸을 간수 못 해 벌어진 일이 아이냐’,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닌데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말을 듣고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사회적인 시선이 이렇다 보니 임신한 미혼 여성의 상당수는 임신 중절 수술을 받고, 출산한 경우에는 아이를 버리거나 다른 곳에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의 생명권이 침해받는 문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가지면 3개월이 안 됐을 때는 약을 먹거나 소파 시술을 받아 없애려고 하고 4개월이 지났다면 임신 중절 수술을 받는다. 그러지도 않으면 별수 없이 아이를 낳아 버리거나 아이를 원하는 모르는 사람에게 준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으면 아이를 입양 보낼 수 없게 돼 있어 정식 입양 절차를 밟을 수도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달 초 자강도 중강군에서 10대 여성이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를 혼자서 키우겠다는 딸의 의사는 무시하고 그 부모가 아이를 힘 있는 친척에게 의뢰해 앞 지대 먼 곳으로 보내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