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고위층 간부들에게 가짜 만년장수약·산삼주 판매했다가…

정체 확인되지 않은 화학물질 첨가…급성 신부전·팔다리 마비 증세 등 부작용 나타나며 실체 드러나

평양의 건강식품 매장에 있는 약초들.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백두산 일대의 고급 약재를 취급하는 특권 무역기관 일부 간부들이 가짜 만년장수약과 산삼주를 제조해 평양에 유통·판매하다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백두산에서 나는 불로초와 산삼 등 최고급 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권기관인 ‘삼지연무역총회사’의 일부 간부들이 가짜 만년장수약과 산삼주를 제조해 평양의 간부와 주민들에게 고가로 판매하다 적발돼 이달 중순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특권 무역기관의 일부 간부들이 국가의 외화벌이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가가 공인한 고급 약재 브랜드의 명의와 제품 신뢰도를 악용해 이익을 챙긴 사건으로, 북한 당국은 이를 조직적인 범죄로 보고 있다.

이들은 백두산 일대에서 채취한 고급 약재를 빼돌려 해외에 밀수출하면서 정작 평양의 고위층에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라지와 질 낮은 약초를 섞어 만든 것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라지를 산삼으로 속이기 위해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화학물질을 첨가해서 산삼 특유의 맛과 향을 흉내 내고, 이를 가짜 만년장수약과 산삼주로 포장한 뒤, 평양 중심부에 거주하는 은퇴한 중앙당 고위 간부와 그 가족들에게 은밀하게 유통·판매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삼지연총회사라는 이름에 더해 백두산에서 채취한 희귀 약재로 만들어진 특효약으로 선전되면서 일부 제품은 한 병에 수천 달러를 호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를 수개월간 믿고 복용해 온 간부들과 주민들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심한 구토와 함께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 급성 신부전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일부는 팔다리가 굳는 마비 증세까지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법당국이 유통된 환약과 술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면서 평양 간부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건강식품과 약재 전반에 대한 불신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돈에 눈이 멀어 사람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 ‘평양 하늘 아래에서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게 없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돈이 있어도 보약을 사 먹지 않는 기이한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평양의 건강식품 유통 시장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최고검찰소 등 중앙 사법기관은 이번 사건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법당국이 이번 사건 연루자들을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운 데 따라 가짜 약, 술 제조 및 유통에 관여한 약사들과 뒷배 세력까지 줄줄이 체포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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