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로 들여가던 차량 세관 통해 공식 반입…中 대북제재 이행 느슨

무역업자들 기대 반 의구심 반…현재 차량 반입은 신차에 한정, 중고차는 아직 허용되지 않아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국가 주도의 밀수로 들어갔던 차량이 세관을 통해 공식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 전면 금지된 차량이 공식 루트로 오가는 양상이다.

3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 무역관리국은 지난 20일 무역회사들에 국가 밀수 방식으로 들여오던 차량을 세관을 통해 반입하라는 대외경제성의 지시를 전달했다.

차량은 지난 2017년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제7조에 따라 대북 공급·판매·이전이 금지된 품목이다. 대북제재 품목이 이제는 비공식 루트가 아니라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공식 반입된다는 사실은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이 이전보다 느슨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관을 통한 차량 반입 지시를 두고 무역업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업자는 “차라리 잘됐다. 세관을 통하면 밀수할 때처럼 돈이 장기간 묶이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반면, 일부 업자는 “언제 또 방침이 바뀔지 모른다”, “와크(무역허가권) 비용만 비싸게 받은 뒤 다시 밀수로 들여오라고 할 수도 있다”는 등 이번 조치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 세관을 통한 차량 반입은 신차에 한정돼 있으며 중고차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쪽에서 신차의 수출신고만 접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중국에서 중고차를 반입하려 했던 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측의 밀수 단속이 강화된 데다 최근 장마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져 장기간 차량을 들여오지 못하고 있었던 이들은 “신차보다 중고차가 훨씬 많은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몇 개월간 돈이 중국에 묶여 있는데 또 기다리라니 속이 터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돈을 투자해서 중고차를 사놓고도 들여오지 못한 업자들의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에서 중고차 수출을 허용해 세관을 통해 공식 반입할 수 있게 되더라도 와크 비용이 크게 인상된 것 때문에 실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차량 밀수 재개됐지만 갑자기 와크비 인상…밀수업자들 ‘진퇴양난’)

하지만 당장 손해가 크더라도 투자금을 계속 묶어둘 수는 없어 결국에는 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세관을 통해 차량을 들여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최근 창바이세관을 통해 건설자재와 차량 부속품들도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그동안 국가 밀수로 오갔던 품목 상당수가 세관을 통한 공식 수출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차를 중고차로 위장해 수출하는 사례가 나타나 중고차 수출업체에 대한 심사가 강화됐고, 그래서 북한으로 중고차를 넘기는 것도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며 “현재는 중고차의 수출신고 접수를 받지 않고 있지만 8월쯤에는 중고차 수출에 관한 새로운 방침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차량은 국제사회 대북제재 품목이라는 점에서 세관을 통한 공식 수출입 조치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도 무역국이 무역회사들에 전달한 이번 지시에는 무역일꾼들의 북중 왕래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직접 오가며 거래 상대방과 수출입 품목이나 가격 등을 협의할 수 있게 될 경우 무역일꾼들의 활동 보폭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체로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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