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밀수 재개됐지만 갑자기 와크비 인상…밀수업자들 ‘진퇴양난’

와크비로 1만 위안 이상 추가로 내야 하니 수익은커녕 손해만 남아…차량 안 넘어가 중국 측도 골머리

양강도 혜산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의 국가 주도 밀수가 재개됐으나 차량 밀수는 와크비 인상 여파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국가 밀수가 열렸는데 차량은 한 대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 와크비가 인상되면서 수익은커녕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되자 차량 밀수업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국경을 통한 차량 밀수는 지난달 중순께 재개됐으나 지린성 일대에 내린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실제 차량 반입에 차질이 빚어졌다. 차량 밀수업자들은 “하늘까지 우리를 방해한다”고 푸념하면서 날씨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렸는데, 이 와중에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악재를 맞게 됐다. 북한 당국이 차량 밀수 와크(무역권) 비용을 갑자기 크게 올린 것이다.

소식통은 “와크비를 올리더라도 새로 들여오는 차량부터 적용해야 하는데, 이미 와크비가 청산된 차량에까지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떤 차량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만 위안 정도를 와크비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에 허탈감을 느끼는 밀수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밀수업자들은 와크비 인상을 국가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국가가 개인적으로 자금을 대서 차량을 들여오는 밀수업자들에게 무역 허가 권한을 주는 대가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밀수업자들은 승용차부터 버스, 트럭 등 다양한 차량을 대당 최소 7만 위안에서 최대 20만 위안을 주고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차량을 들여와 팔고 남는 순수익은 대당 1만~1만 5000위안 정도다. 그러나 이번에 와크비가 인상되면서 손해를 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소식통은 “밀수업자들 입장에서는 돈 1만, 2만 위안도 아니고 수십만 위안씩 들여 물건을 사놓고 날씨 때문에 받지 못한 것도 짜증 나는 일인데 이제는 마이너스까지 내는 상황이 되니 얼마나 어이없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밀수업자들이 북한 내 차량 판매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와크비가 오르면 차량 판매 가격도 올려야 하는 게 이치에 맞지만, 이미 정해진 가격에 차량을 넘기기로 한 업자들이 이제 와 사정을 설명하며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면 다음 거래를 약속하기도 어렵고, 관계가 틀어질 수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밀수업자들은 차량 반입을 차일피일 미루며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장 차량을 받자니 손해가 불가피한데, 그렇다고 안 받고 계속 버틸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현재 중국에는 조선(북한)으로 넘기지 못한 차량이 수백 대 넘게 쌓여 있다”며 “중국 사업가들도 차량을 빨리 넘겨야 새로운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데, 올해는 상황이 계속 꼬이면서 거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스트레스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이후 밀수가 정상적으로 재개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생겨 ‘이러다 올해가 다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 사업가들도 조선 밀수업자들이 안정적으로 거래해야 계속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차량 반입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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