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평남 순천 화학산업단지 화학무기 생산 가능성 해부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화학산업단지는 과거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부지를 대규모로 재건하고 도로와 철도망으로 연계해서 묶은 북한 화학 공업의 거대한 산업단지이다. 위성사진(월드뷰-3)을 보면 서쪽 대동강 변의 순천인비료공장부터 동쪽의 순천제약공장, 순천화학연합기업소, 그리고 남동쪽의 순천C1화학공장까지 원료와 중간재를 주고받기 편하도록 시설 간에 가까운 거리에서 긴밀하게 밀집해 있다. 고해상 위성사진에서 순천인비료공장 야적장의 광석 더미와 굴뚝 연기 등이 식별된다. 순천화학연합기업소의 가스세정기와 냉각탑, 그리고 순천C1화학공장의 메탄올 합성 타워 등 핵심 기반 시설들이 구축되었고, 일부 시설은 정상 가동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랜샛-9호 위성의 열적외선 자료를 통해 가동 상태를 분석한 결과, 시설별로 차이가 드러난다. 순천화학연합기업소의 영양액비료공장과 순천C1화학공장의 원료 처리 건물은 30도 이상의 높은 열을 뿜어내며 붉은색 신호로 활발한 가동 상태를 나타냈다. 반면, 순천인비료공장과 순천제약공장은 온도가 낮아 최소한의 시험 가동이나 제한적인 활동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순천C1화학공장은 외관은 완성되었으나 정밀 장비 조달 문제로 전체적인 공사가 늦어져 본격적인 가동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인비료공장 역시 준공 후 수년이 지나도록 아직 정상 생산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천 화학산업단지 안에서 북한이 ‘가난한 자의 핵무기’라 불리는 화학무기를 직접 만든다는 명확한 증거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이곳 시설들은 언제든 군사용으로 바뀔 수 있는 이중 용도의 위험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순천인비료공장의 건식 공정에서 나오는 백린은 사린이나 VX 같은 치명적인 신경작용제 원료로 바뀔 수 있다. 보안탑과 헬기 착륙장을 갖춘 페인트공장 또한 시안화수소 같은 독가스 제조 시설로 전용될 수 있다. 순천제약공장의 경우 내부가 가려진 폐쇄적 공정 때문에 위성만으로 불법 전용 징후를 알아채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순천 화학산업단지 전반에 걸쳐서 위성 자원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감시와 가동 상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

◆순천화학산업단지 전경

대동강 양안에 배치된 순천인비료공장, 순천제약공장, 순천화학연합기업소, 순천C1화학공장 등 주요 시설들이 근거리에서 도로와 철도망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거대 산업단지를 이루고 있다. /사진=월드뷰-3

평남 순천화학산업단지는 과거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부지를 중심으로 지난 10년간 대규모 재건을 거쳐 완성된 북한 화학 공업의 핵심 거점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대동강 서편의 순천인비료공장을 시작으로, 강 동편에 나란히 자리 잡은 순천제약공장과 순천화학연합기업소, 그리고 남동쪽 외곽의 순천C1화학공장과 탄화물 생산 시설까지 단지 전체가 도로와 철도망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근거리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자원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 덕분에, 각 공장에서 생산된 화학 원료와 중간재들은 서로 긴밀하게 공급·순환되는 통합형 산업 클러스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순천인비료공장

대동강과 만포선 철도 사이의 34ha 규모 순천인비료공장은 원료인 광석 더미와 주 처리시설을 갖추고도 5개의 굴뚝 중 단 1곳에서만 연기가 삭별된다. 비료를 정상 생산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시설만 켜둔 채 시험 가동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월드뷰-3

2020년 개건된 순천인비료공장은 남쪽의 순천역과 만포선 철도와 인접해 원료 반입과 제품 반출이 편리하고, 대동강에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공장 중심부 주 처리시설의 굴뚝에서 옅은 배기가스가 흘러나오고, 야적장 구역에 원료인 인광석으로 보이는 대규모 광석 더미가 쌓여 있다. 대동강 변 침전지의 물 색깔이 짙게 변한 채 유지되는 등 공장이 지속적으로 가동 중인 징후가 포착된다. 공장은 주로 농업용 비료인 인산암모늄을 대량 생산한다. 생산 과정 중 건식 공정을 다룰 때 추출되는 고순도 백린(황린)은 일반 소비재뿐만 아니라 사린이나 VX 같은 치명적인 화학무기(신경작용제) 제조로 전환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중용도 물질이다. 위성을 통한 지속적인 감시와 가동 상황 분석이 엄밀히 요구되는 시설이다.

◆순천C1화학공장

순천C1화학공장 부지 내에 메탄올 공장, 냉각탑, 파이프라인 등 핵심 시설의 외관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장비 조달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아직 본격적인 가동 흔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사진=월드뷰-3

순천C1화학공장은 북한이 자체 석탄을 가스화하여 메탄올과 가솔린 등 다양한 탄화수소를 생산하려는 주체 화학 공업의 현대적 핵심 기지이다. 위성사진에서는 메탄올 공장 내부의 합성 타워와 파이프라인, 원료 접수 건물 및 컨베이어 벨트, 6개의 냉각탑 등 핵심 설비들이 외관상으로는 완공된 것처럼 보인다. 공장 우측의 원료 1차 처리 건물과 남쪽 만포선 철도 노선과의 연결망을 통해 원료 수급을 위한 기초 인프라도 갖춰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밀 화학 공정에 필수적인 고성능 전문 장비의 조달 문제로 인해 내부 설비 구축을 포함한 전체적인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굴뚝의 배기가스 배출이나 원료 야적 등 실제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징후는 아직 위성에서 관측되지 않는다.

◆순천화학연합기업소

순천화학연합기업소 부지 내에 대규모 영양액비료공장과 함께 가스세정기, 6개의 냉각탑, 정수시설 등 핵심 화학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배치되어 있다. /사진=월드뷰-3

순천화학연합기업소는 생물 폐기물을 처리해 비료나 인근 제약공장의 항생제 배양 배지용 액체를 생산하는 영양액 비료공장과 아크릴산 산화로 페인트를 제조하는 송영페인트공장 등을 포함하는 복합 시설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우측 상단에 넓게 자리한 영양액 비료공장 건물군과 더불어 가스세정기, 6개의 냉각탑, 좌측 하단의 정수시설 등 화학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남서 4㎞ 거리의 송영페인트공장은 일반 민수용 화학 시설과 달리 부지 내 헬기 착륙장과 감시탑이 설치되어 있어 보안 수준이 이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해당 시설이 공정을 미세하게 변경할 경우 치명적인 화학무기 원료인 시안화수소(HCN)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중용도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순천제약공장

순천제약공장 부지 내에 대규모 생산·연구개발 건물과 화력발전소 등 핵심 시설들이 고루 배치되어 있다. 폐쇄적인 공정 특성상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특이한 가동 또는 용도 변경 징후는 식별되지 않는다. /사진=월드뷰-3

순천제약공장은 아스피린 같은 소분자 의약품과 페니실린, 스트레토마이신 등 항생제를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배분하는 시설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부지 내에 대규모 생산·연구개발 건물과 행정지원시설, 주 출입구가 식별되며, 자체 에너지 공급을 위한 화력발전소도 함께 배치되어 있다. 이 공장은 마약(필로폰)의 핵심 전구체인 ‘시안화벤질’ 제조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성상 다루는 물질의 부피가 작고 대부분 작업이 폐쇄된 내부 시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료 야적이나 배기가스 배출 같은 구체적인 불법 전용 징후는 위성사진에서 식별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순천화학산업단지 열적외선 분석

열적외선 위성사진을 보면 순천화학연합기업소와 순천C1화학공장 구역에서 30도 이상의 붉은색 고열 신호가 뚜렷해 활발히 가동 중임을 알 수 있는 반면, 순천인비료공장과 순천제약공장은 온도가 낮아 가동 상태가 저조하거나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랜샛-9 TIR

미국의 지구관측 위성 랜샛-9호가 촬영한 열적외선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남 순천화학산업단지 내 주요 시설들의 가동 상태가 온도 차이를 통해 뚜렷하게 확인된다. 동쪽에 위치한 순천화학연합기업소의 영양액비료공장 구역은 가장 높은 32~33도의 고열을 뿜어내며 붉게 표시되어 활발한 가동 상태임을 보여준다. 남동쪽의 순천C1화학공장 역시 원료 1차 처리 건물을 포함한 일부 구역에서 30도 이상의 높은 열 신호가 감지되어 내부 설비가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서쪽 대동강 변의 순천인비료공장은 준공 후 6년이 지났음에도 일부 시설에서만 약한 열이 발산될 뿐 전반적으로 온도가 낮아 시험 가동 단계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순천제약공장 또한 일부 구역에서만 미미한 열 신호가 감지되어 제한적인 활동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로 분석된다.

◆북한의 화학무기 생산 가능성

북한의 화학무기는 핵무기에 비해 파괴력이나 살상력은 떨어지지만, 생산 단가가 매우 저렴하고 제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가난한 자의 핵무기’라 불릴 만큼 위협적인 비대칭 전력이다. 특히 순천화학산업단지와 같은 대규모 화학 공업 기지들은 평소에 비료나 페인트 등 민수용 제품을 만들다가도, 필요시 공정을 미세하게 변경하면 언제든 사린, VX 같은 치명적인 신경작용제나 시안화수소 등 독가스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중 용도의 잠재된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각지에 밀집된 원료 공급망 및 도로·철도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대량 생산과 신속한 전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반면 화학무기는 기상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아 바람의 방향이나 온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지며, 보관과 취급 시 누출 위험이 커 관리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제약공장처럼 폐쇄적인 내부 공정을 가진 시설들은 위성 이미지상으로 불법 전용 징후를 알아채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정밀한 감시가 요구된다. 북한이 현재 화학무기를 직접 제조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포착되지 않는다. 이들 시설이 언제든 군사용으로 바뀔 위험성을 늘 내포하고 있는 만큼, 우리로서는 위성 기반의 지속적인 열적외선 분석 등을 통해 밀착 감시하는 고도의 경계태세 유지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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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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