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됐던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최근 북중관계 회복과 맞물려 다시 급증하는 모습입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인 해외 노동자 파견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도 연관된 민감한 사안입니다. 본보는 최근 대중(對中) 인력 파견의 폭발적 증가 현황부터 중국으로의 파견 수요 확대 흐름, 그리고 중국 현지에 파견된 노동자들의 실태와 처우까지 집중 조명합니다. |

북한의 대중(對中) 신규 노동자 파견이 최근 북중관계 회복 분위기 속에서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1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입국했으며, 이미 파견 계약이 체결된 인원만 5만 명을 웃돈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한 달여 기간에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신규 파견 노동자 수는 1만여 명에 달한다.
북한 노동자들은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버스를 타고 조중(북중)우의교를 건너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하루 평균 중국 입국 인원은 500~600명으로 한 번에 50인승 대형버스 10여 대가 줄지어 국경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이 들어오는 날에는 50인승 버스 10여 대가 거의 한꺼번에 다리(북중우의교)를 건너온다”며 “짧은 시간에 수백 명이 입국하기 때문에 버스 행렬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입국 과정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은 중국 지방정부가 인원 관리와 행정 절차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북한 무역회사와 중국 현지 기업 간 계약을 바탕으로 노동자 파견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당 기업이 관할 지방정부에 노동자 규모와 입국 계획을 미리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몇 명이 들어 오든 반드시 지방정부에 사전 신고를 하고 입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소규모 인력이 들어올 때도 기업과 북한 무역회사끼리 협의했다고 바로 입국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할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이뤄지는 북한 노동자 입국은 일부 민간기업이나 무역회사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수준을 넘어 중국 지방정부의 관리와 용인 아래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실무적 행정 처리에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도 북한 노동자의 대규모 입국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개입하기보다 관련 사안을 지방정부의 관할과 책임으로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중국에 입국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중국 내 공장에 배치돼 일하지만, 외형상 기술이나 생산 공정을 배우는 산업연수생으로 등록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북한 신규 노동자 파견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편법으로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회원국 관할권 안에서 소득을 얻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독하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을 결의 채택일로부터 24개월 이내에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원칙적으로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까지 송환해야 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에 체류하던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앞서 채택된 안보리 결의들도 북한의 외화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북한 노동자 고용과 노동 허가 발급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연수생’이라는 형식으로 입국했더라도 실제로 생산 현장에 투입돼 소득을 올린다면 제재 회피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도 북한 노동자들의 대규모 입국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이 국경을 넘는 시간이 새벽 시간대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입국하는 시간은 대부분 새벽 5시 전후”라고 말했다. 통행량과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대규모 인원을 이동시키는 배경에는 외부 노출과 국제사회의 감시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해 볼 부분은 북한의 대중 노동자 파견 규모가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앞으로 9월 초순까지 약 2만 명이 추가로 중국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이미 중국 기업들과 입국하기로 계약이 체결된 북한 인력만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 동북3성은 인구 유출과 도시화로 제조업 현장의 인력 공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북한의 대중 노동자 파견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진행된 북중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는데, 그중 양측의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 분야 협력이었다”며 “중국으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의 규모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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