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파견 보위원 ‘비리 척결’ 지시…뒤에선 ‘면죄부’ 주나?

노동자 신소로 송환된 보위원 2명, 우월한 출신성분으로 가벼운 처벌에 그칠 것이란 전망 나와

신의주 북중 접경지역에 위치한 북한 보위부 초소의 모습. 건물 밖에서 주변을 살펴보는 북한 군인 한 명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파견된 보위원들을 잇따라 소환하며 부정부패 척결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강력한 처벌 없이 사건을 무마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가보위성이 보위원들의 평양 소환 이후 방침을 통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정작 비리를 저지른 자들은 벌을 받지 않는다’는 모순이 북한 내부에서조차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본국으로 소환된 보위원 한광진과 송명남의 신상에 관한 소문이 국가보위성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출생 연도는 물론, 각각 어디에 파견돼 있었는지까지 다 퍼졌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러시아 파견 보위원 2명 평양 소환노동자 제보 의식했나)

또한 이들이 장기간 러시아에 파견돼 노동자들에게 강제 할당금을 부과하거나 외화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현지에서 수십에서 수백 건에 이르는 신소를 받았다는 내용도 널리 알려진 상태다. 이에 많게는 10년 가까이 감시가 다소 느슨한 외국에서 보내면서 각종 비리를 아무렇지 않게 저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국가보위성은 이들에 대해 크게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한다. 두 인물은 모두 3대에 걸친 보위부 가문 출신으로, 중앙당과 호위사령부, 국무위원회 등 권력 핵심에 친인척이 광범위하게 포진해있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출신성분으로 인해, 크게 처벌 받아봐야 단련형 1년에 그칠 것이며, 이조차도 예심 기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형 집행 없이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가보위성은 이들을 소환한 직후인 지난 4월 초, 해외 파견 보위원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담은 지시문을 하달했다. 지시문은 “사업작풍을 바로잡고, 반당·반혁명적 요소를 철저히 근절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국가보위성은 지시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을 인용하며 “보위전사들이 직무와 직권을 남용해 사적 이해를 챙기는 것은 가장 악질적인 변질 행위”라고 꼬집었다고 한다.

이는 지난 1월 말 열린 당 중앙위 비서국 확대회의를 통해 온천군(음주접대)과 우시군(인민재산 침해) 일꾼들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엄정 처리를 지시한 김 위원장의 방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에 국가보위성이 하달한 지시문에도 외화 사용 통제, 노동 자금 관리, 지배인·당비서 등 간부 감시 강화, 그리고 국가계획분 관리체계의 전면 재정비 지시가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사실상 해외에 파견된 보위원들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작 주요 비위 당사자인 한광진과 송명남에 대한 조치는 강력한 처벌이 아닌 조직적 은폐와 무마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지시문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앞서 러시아 내 북한 파견 노동자로부터 비리가 폭로돼 소환된 보위원 최성철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비행 폭로된 보위원 평양 소환됐는데 노동자들은 회의감 느껴)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강경 대응’을 외치면서도 체제 핵심 인물들에게는 면죄부를 부여하는 이중적 태도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이러한 방식은 단기적 안정은 도모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부 간부들은 물론 러시아 현지 노동자들 사이의 불만과 체제 내부의 신뢰 약화라는 장기적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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