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출산하다 과다출혈로 사망…北 농촌 여성 ‘비극’

가정 출산 외에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농촌 여성들…"병원 출산 원하면 달구지 이용해 가야"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보천군에서 임신 8개월이던 한 여성이 출산 도중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이 거주하던 곳은 농촌이어서 병원을 이용하기가 여의찮아 가정에서 출산하다가 이런 비극을 맞았다는 전언이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저녁 보천군의 한 살림집에서 진통을 시작한 임산부가 인근에 조산사 경험이 있는 주민을 급히 불러 가정 출산을 시도했다.

그러나 분만 중 예상치 못하게 과다한 출혈이 발생했고, 이런 응급 상황에 조산사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해 결국 임산부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소식통은 “농촌에서는 출산할 때 병원을 찾기 어렵다”며 “도 소재지나 시·군 시내에는 병원이 있어 출산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농촌 지역은 병원이 멀고, 그나마 있는 리(里) 진료소에는 산부인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농촌의 임신한 여성들은 출산이 임박하면 시내에 있는 친척 집으로 미리 이동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조산사를 불러 가정 출산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농촌에는 교통수단이 많지 않아 병원 출산을 원하면 임신한 여성이 달구지를 이용해 병원으로 가야 하는 실정”이라며 “뜨락또르(트랙터)는 연료가 없어 운행이 어렵고, 우마차를 이용하려 해도 담당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택시가 늘었다고 하지만 농촌까지 들어오는 일이 거의 없는 데다 농촌 주민들은 애초에 가격이 비싸 택시를 탈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이번에 사망한 임산부의 경우에는 출산 예정일까지 아직 기간이 좀 남아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급하게 출산하게 되면서 더욱 위험한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듯 북한 농촌에서는 여전히 병원 등 의료 기관을 이용해 출산하기보다 가정에서 출산하는 일이 더 많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의료 기관 접근성이 낮고, 의료 기관이 있다 해도 산부인과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산부인과가 있다고 해도 전문적인 설비나 의료 기구가 부족해 정상적인 진료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소득이 적은 농촌 주민들에게 출산에 드는 의료비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려면 높은 비용의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북한 농촌의 임신 여성들에게 조산사를 불러 집에서 출산하는 것 외에 사실상 다른 선택지는 없는 현실이라고 소식통은 말한다.

이밖에 농촌 주민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점도 출산 과정에서의 사고율을 키우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정식 교육을 통해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보다는 이웃이나 친척을 통해 불확실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임신과 출산 과정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임산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출산을 도왔던 조산사는 현재 군(郡)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불법 의료행위를 했다는 것으로 최소 노동단련형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