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항상 여성들에게 주부로서, 며느리로서, 아내와 어머니로서 국가와 사회 앞에 본분을 훌륭히 수행하도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본연의 삶은 없는 셈이다.
‘여자는 죽지 않았다‘(봄알람)는 저자(설송아)가 탈북하기 전 북한이라는 억압적인 체제 속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기 위해 행했던 투쟁과 탈북 이후의 삶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저자 또한 북한에서 시장 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 국가에 상납하기도 하고, 남편을 모시고 아이들을 혁명분자로 키워야 하는 몫을 요구받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체제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면서 하나의 인간이자 ‘여자’로서의 자존감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이렇게 저자는 북한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그 속에서의 억압과 차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북한의 부조리’에 관련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책을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건 ’북한 시장화’와 ’여성 인권 신장’이다. 이 둘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생각의 거리를 남기고 있다. 특히 자신이 채용한 일공(아르바이트)이 어느 날 본인을 ’우리 주인’이라고 부르는 모습에서 시장을 통해 새로운 계급이 태동했다 깨닫는 장면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저자는 북한에서 ’시장화’라는 새로운 사회에서의 삶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립과 자아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자의 종속은 숙명이 아니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당국의 ‘함정 수사’를 통해 공들여 구축했던 ’페니실린 장사‘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은 처절한 생존기에 가깝다. 코로나 봉쇄와 더불어 시장의 당적 통제 강화로 인해 시장 위축과 더불어 여성의 지위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북한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처절함도 짐작하게 해준다.
저자는 여러 차례 중국에 나와 친척에게 돈을 꿔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시장 관련 교육에 열정을 쏟으며 자기 운명을 스스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눌려 왔던 자아가 확장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한 수많은 난관에 끝내 탈북을 선택하고 이후 새로운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도전하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북한의 여성이 어떻게 현실을 돌파하며 생존 너머의 삶을 꾀하는지 독자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한국에서 북한 여성과 주민의 삶을 전하는 기자는 물론 연구원, 작가, 강사 등 1인 다역의 삶을 살고 있다고 밝히면서 ‘환경에 순응하지 않고 도전해 온 것이 북한의 여성들‘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내면 깊숙이 품고 있는 ’트라우마‘를 극복 중이라고 담담히 고백한다. 각종 억압에 억눌려 있는 북한 여성들에게 ’여성은 죽지 않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북한 체제가 만들어 낸,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저자 본인의 서사를 통해 고발하는 소중한 ‘증언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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