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밀수로 중고차를 들여오는 양강도 혜산시의 밀무역 업자들이 중국 측 업자들의 과도한 차량 가격 책정에 적자를 보고 있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전언이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국가 밀수를 통해 중고 승용차를 비롯해 꼰떼나(컨테이너)와 같은 대형 화물차들도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국 측 대방(무역업자)들이 차량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불러 밀무역 업자들이 적자를 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밀무역 업자들은 중고 차량 한 대를 들여오는데 적게는 10만 위안(한화 약 1977만원), 많게는 20만 위안 이상씩을 들여 국가 밀수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 내에서는 그보다 2~3만 위안 정도 더 싼 가격에 차량이 판매되고 있어 밀무역 업자들이 적자를 보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순께 중국에서 20만 위안짜리 중고차를 들여온 혜산시의 한 밀무역 업자는 이를 17만 5000위안에 판매해 2만 5000위안의 적자를 봤다. 일단 중고차를 들여왔으나 품질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 원가(20만 위안)에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훨씬 싼 값에 차량을 판매했다는 것이다.
차량 밀수가 선입금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니 밀무역 업자들이 손해를 그대로 떠안는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중국 측 대방들은 먼저 돈을 받은 후에 물건을 구해 넘기는데, 한심한 차를 넘기면서 터무니없이 많은 이윤을 붙이고 있다”면서 “결국 이윤을 남기는 건 중국 대방들이고 돈을 댄 밀무역 업자들은 손해만 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이 너무 많은 돈을 떼먹으니 중고 차량을 들여오는 밀무역 업자들이 ‘손맥이 풀려 더는 못 해먹겠다’, ‘이렇게 적자가 나면 어떻게 장사를 하겠느냐’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거래 대상을 바꾸고 싶어도 국가 승인을 거쳐야 하는 특성상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재 차량 밀수는 국가의 승인 아래 국가 밀수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 측 대방 역시 국가의 승인을 거친 인물들과만 거래할 수 있다”면서 “대방을 바꾸려 해도 대상자 검토에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밀무역 업자들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 무역업자들이 이런 구조를 훤히 알고 있다는 점도 밀무역 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 사람들이 우리(북한) 쪽의 이러한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양심 없는 행위를 거리낌 없이 벌이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한 40대 밀무역 업자는 ‘국가 밀수라 단속에 걸릴 일은 없지만 중국 대방이 차량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서 보내는 바람에 몇 백원(위안)도 아니고 몇 만원씩 손해를 보니 차라리 노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밤에 잠도 잘 못 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며 “이처럼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데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없어 답답해하는 밀무역 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