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핵위협 지적에 발끈한 北 “적반하장의 극치”

"적대세력들의 임의의 핵전쟁 도발 시도에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전략으로 대처"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ADEX) 2023’ 개막식에서 축하 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

북한의 핵 개발이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미국 의회 보고서에 북한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광명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연구사는 17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미국의 핵패권 추구는 세계의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적 불안정의 근원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북한의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위험성을 지적한 미 하원 전략태세위원회의 최근 보고서를 거론하며 “미국이 그 누구의 ‘핵위협’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흑백을 전도하는 궤변이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이른바 ‘북조선핵위협’을 걸고 추진하는 본토 미사일방위체계 구축 책동은 사실상 우리 국가를 겨냥한 핵선제타격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철두철미 공격적인 핵무력 강화책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엄중한 것은 미국이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열점 지역들에 핵 전략자산들을 무시로 들이밀고 손아래 동맹국들의 손에 첨단군사장비들을 쥐여주면서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현실은 가장 침략적인 핵전범세력인 미제와 맞서고 있는 우리 국가로 하여금 핵전쟁억제를 위한 자위적 국방력을 질량적으로, 비약적으로 강화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적대세력들의 임의의 핵전쟁 도발 시도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전략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한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동명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나토의 핵전쟁연습은 핵광신자로서의 미국의 실체를 다시금 집중조명해주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 핵전력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핵 망동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 집약적으로 발로되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의 열점 지역인 조선반도에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상시 출몰시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주변 나라들에 대한 핵선제타격을 기정사실화한 대규모단독 및 연합훈련들을 뻔질나게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위험천만한 핵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이 행성은 비핵지대가 아니라 열핵지대로, 평화와 안정이 아니라 전쟁과 대결의 나락에로 더더욱 바투 다가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2~16일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것에 더해 미 공군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가 17~22일 진행되는 ‘202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기간 성남 서울공항 상공을 두 차례 비행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즉,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와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돌림으로써 핵 개발의 정당성과 도발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