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50% 비싸”…코로나가 불러온 지역 간 가격 차이 현상

중국産 밀가루, 평성 1만 2000원 vs 회령 2만 8000원...소식통 "평양·평성 등 내륙 먼저 물품 유통"

택시
북중 국경지역에서 시장을 가로지르는 택시 모습. /사진=강동완 전 동아대교수 제공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시장 통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지역 간 시장가격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 시장화에 따른 교통 수단 발달로 인해 북한 내에서 지역적 가격 차이는 지속 줄어들었다. 이는 하루면 전국을 누비는 ‘택시’와 더불어 써비차(사람과 물건을 실어나르는 차량)의 증가로 인한 효과였다.

이에 따라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인한 유류 가격 상승에도 별다른 물가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당국이 지역 간 이동을 통제하면서 ‘유통’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북한 시장이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 지역의 한 시장(25일 기준)에서 중국산 맛내기(조미료)는 450g에 북한돈 16만 5000원, 사탕가루(설탕)는 1kg에 4만 5000원으로 조사됐다. 또 중국산 밀가루(1kg)는 2만 8000원이었다.

같은 지역과 시장을 기준으로 국경봉쇄 전인 지난해 1월 중국산 맛내기 450g이 약 북한돈 5000원, 설탕 1kg이 5500원, 밀가루 1kg이 4700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할 때 각각 33배, 8배, 5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또한 다른 지역 시장과 비교해 볼 때 이 지역의 시장 물가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내륙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평안남도 평성옥전 종합시장의 경우 지난 23일 기준으로 설탕은 1kg에 3만 1000원, 중국산 밀가루는 1kg에 1만 1200원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길어지는 국경봉쇄북한 시장서 중국산 식료품 씨가 말랐다)

회령시의 중국산 식자재 가격이 평성보다 45% 이상 크게는 25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그나마 조금이라도 수입되는 물건들이 신의주(평안북도)로 들어와 평성이나 평양 등 주요 도시로 유통되기 때문에 국경지역과 내륙지역 간 물가 차이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강원도에서 온 차량 짐 위에 북한 주민이 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한편 시장 통제가 가속화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에 소식통은 “현재 공식 시장 운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라고 전했다.

지난해 1월 말 국경이 봉쇄되기 전에는 공식 시장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 또는 7시까지도 장사를 할 수 있었지만 봉쇄 이후 운영시간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봉쇄 전 농촌동원 기간에도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하루 5시간은 시장 문이 열렸는데 현재는 농촌동원시기 보다도 시장 운영시간이 짧은 것이다.

더욱이 양강도 혜산시, 자강도 만포시 등 도시가 완전 봉쇄됐던 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집 밖으로 외출할 수 없게 되면서 한때 시장도 운영되지 못했었다.

아울러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부 지역의 경우 장사 활동을 2부제(홀짝제)로 나눠 상행위 자체를 제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