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위안화 환율 또 최고치…수입품 가격도 덩달아 ↑

'지방발전 20x10 정책' 발표 이후 위안화 환율 상승세 이어져…무역 활동 증가 영향으로 보여

중국 위안화. /사진=pixabay

북한 시장환율이 또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북한 내부에서 지역별 무역 활동이 확대되면서 북한 외화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내부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양강도 혜산 시장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181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1일 1610원을 기록해 본보가 북한 시장 위안화 환율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래 최고가를 보였던 혜산 시장의 원·위안 환율이 2주 만에 또다시 12.4% 급등한 것이다.

환율 자체는 혜산이 가장 높았으나, 2주 전 조사 당시와 비교한 위안화 환율 상승폭은 평양이나 평안북도 신의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 신의주, 혜산 세 곳 중 신의주의 위안화 환율 상승률이 가장 높았는데, 14일 기준 신의주의의 한 시장에서 1위안은 북한돈 1800원에 거래돼 지난달 31일 가격인 1570원보다 14.6% 급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14일 평양 시장의 원·위안 환율은 1750원으로 2주 만에 12.9%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이처럼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지방발전 20×10 정책’ 시행에 따른 지방 무역회사들의 무역 활동 증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이 발표된 1월 중순 이후 1200원대에서 1400원대로 오르더니 최근에는 1800원대까지 치솟았다.

다만 최근 북한 시장의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는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평양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조사 당시 환율(8720원)보다 30원 오른 8750원으로 강보합세를 보였고, 신의주나 혜산 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지방발전 20×10 정책’ 발표 이전인 올해 1월 7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00원, 위안 환율은 1250원으로 1달러는 6.64위안이었지만, 현재 평양에서 1달러는 5위안이다. 북한 내부 시장에서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중국과 무역에 나선 지방 무역회사가 많아지면서 내부 위안화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장의 외화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식료품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수입 식료품인 설탕의 경우 지난 1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1kg이 1만 500원에 판매됐다. 올해 들어 줄곧 1만원 이하였던 설탕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31일 조사 당시 평양 시장에서 거래된 설탕 가격(8500원)과 비교하면 2주 만에 23.5% 오른 셈이다.

또 평양 시장에서 거래된 식용유 1kg 가격은 1만 3800원으로 지난 조사 때(1만 3400원)와 비교해 3%가 올랐다. 식용유의 경우 올해 들어 1만 1000원~1만 2000원대의 가격이 유지되다가 지난달 말 1만 3400원으로 올라섰다. 설탕보다 앞서 식용유의 가격 급등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밀가루 가격 역시 지난달 말 갑자기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달 중순 1kg에 8300원대에 거래됐던 평양 밀가루 가격은 지난달 말 1만 300원에 거래되면서 24%나 올랐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만 나홀로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 1kg은 1만 1500원에 거래돼 지난달 31일 1만 2100원보다 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디젤유 1kg은 9000원에 거래돼 2주 전 9500원보다 5.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양이 많아지면서 북한 시장 내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와의 교역 시 달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현물 거래를 하고 있어 외화 환율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