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국경봉쇄…북한 시장서 중국산 식료품 씨가 말랐다

설탕 값, 지난해 10월比 7배 올라...소식통 "화학 약품 배합 ‘포도당가루' 대체품 등장하기도"

양강도 혜산 인근의 한 시장 풍경.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북한 시장에서 수입산 식료품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품목은 국경봉쇄 전과 비교할 때 7배나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평성옥전종합시장에서 수입 밀가루 가격은 1kg에 1만 1200원으로 같은 시장 지난해 10월 가격인 3700원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또한 설탕(사탕가루) 가격은 1kg에 3만 1000원으로 지난해 10월 4180원보다 7배 이상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고, 북한산 콩기름은 1kg에 2만 780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역시 지난해 10월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수치다.

평성 옥전종합시장은 북한 최대의 도매 시장으로 평양의 일부 장사꾼들도 평성 옥전시장에 와서 물건을 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전종합시장은 북한 각 지역으로 나가는 물품이 주로 도매로 거래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국경지역 등 타지역의 시장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국경지역 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산 식료품 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옥전시장에서도 중국산 맛내기(조미료)나 콩기름, 수입 약품, 귤·바나나 같은 남방과일, 중국산 비료, 농약 등을 찾기 힘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맛내기 같은 식품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들여오는 내의, 천, 농자재 등도 구할 수가 없다”며 “있더라도 너무 값이 비싸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 제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거나 아예 매대에서 찾을 수 없게 되자 상인들은 국산 재료를 이용한 대체품을 팔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설탕의 경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북한 일부 시장에서는 ‘포도당가루’라는 대체품이 팔리고 있다. 이는 밀가루 같은 흰 분말형태로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고 한다.

포도당가루는 주로 제약공장에서 화학 약품을 배합해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옥전종합시장과 같은 내륙의 대표적인 공식시장의 경우 현재 오전 10시에 개장해서 저녁 6시에 문을 닫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당국이 경제 목표 달성을 위해 실시했던 ‘80일 전투’ 기간에는 오후 3시부터 개장을 하고 6시에 폐장하는 등 시장 운영시간이 3시간으로 줄어 상인들의 불만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부터 시장 운영시간이 하루 8시간으로 회복됐지만 곧 농번기가 시작돼 농촌지원 총동원령이 하달되면 시장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 시간이 축소될 전망이다.

소식통은 “돈을 좀 벌려면 팔 물건도 많고 장사 시간도 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계속 단속만 많아진다”며 “무역이 열린다는 말은 계속 있는데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조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