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양강도에 주둔한 제10군단 산하 부대들이 겨울철 난방과 취사에 사용할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바 ‘화목조’를 조직해 병사들을 산지로 파견하고 있다. 명목상 부대의 월동용 땔감 확보가 목적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마련한 화목 일부는 군관 가정에 공급되거나 현금 마련에 쓰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 있는 10군단 산하 부대들이 화목조를 꾸려 삼수군과 갑산군 등 산지로 보내고 있다”며 “겨울철 부대 난방과 취사에 필요한 땔감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인민군 부대들은 통상 가을철이 되면 병사들로 화목조를 조직해 산지로 보내고 겨울철 사용할 땔감을 직접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도 10군단 산하 각 부대가 월동 준비에 들어가면서 화목조를 잇달아 파견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매년 한 개 중대에서 5~6명의 군인들이 농촌 지역으로 나가 겨울 내내 부대에서 쓸 화목을 마련한다”며 “화목조에는 대체로 군관들의 신뢰를 받는 군인들이 선발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에게는 부대용 화목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군관들 집에 보낼 땔감을 챙기고 일부 나무를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일까지 맡겨진다”며 “군관들도 가정생활을 꾸릴 수 있는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군인들에게 화목을 마련하게 하거나 현금과 물품을 ‘과제’ 형식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결국 화목조는 부대의 월동용 땔감 마련뿐 아니라 군관 가정의 생활 유지와 현금 확보에도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부대에서 사용할 화목에 더해 군관 가정 몫까지 마련하려면 허가된 벌목 구역에서 나오는 나무만으로 필요한 양을 채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부 화목조 군인들은 허가받지 않은 산림까지 들어가 나무를 베고 있다.
북한 당국은 산림 황폐화를 막기 위해 무단 벌목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군인들의 벌목 행위를 현장에서 제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산림감독원이 허가받지 않은 구역에서 나무를 베는 군인들을 단속하려 해도 이들이 거칠게 반발하거나 물리적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제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산림감독원들은 군인들의 벌목을 모른 척 넘어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부대와 군관 가정에 필요한 땔감을 모두 마련하다 보니 일부 군인들이 허가 받지 않은 구역까지 들어가 나무를 베고 있으며 산림 관리 규정도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화목조 군인들은 벌목 지역의 민가에 머물며 나무를 벤 뒤 이를 아궁이에 넣을 수 있는 길이로 자르고 쪼개 부대로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화목은 부대뿐 아니라 군관 가정에도 차량 한 대 분량씩 보내진다고 한다. 또 현지에서 화목조가 먹을 식량이나 군관들이 요구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화목을 나무를 사러 온 개인 장사꾼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산에서 통나무를 베고 톱질하고 패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군인들은 화목조로 나오기를 원한다”며 “일은 힘들어도 부대 생활보다 자율성이 있고 먹는 것도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 여러 면에서 화목조 생활을 더 편하게 여기는 군인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화목조는 병사들이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소식통은 “화목조에 선발되는 병사들은 평소 군관들이 내주는 현금이나 물품 등의 숙제를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비교적 잘 수행한 사람들”이라며 “반대로 이런 요구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 병사들은 군관의 눈에 들기 어렵고 화목조에도 선발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 군관들의 요구를 얼마나 잘 충족했는지와 이를 뒷받침할 가족의 경제적 여력이 있어야 화목조에도 들어갈 수 있다”며 “군대나 사회나 지금은 돈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