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 수남시장 조미료 장사꾼들, 업종 바꿔 밀수품 몰래 팔다…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의 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물건이 없어 장사하기 힘들어진 함경북도 청진시의 시장 상인들이 업종을 바꿔 밀수품을 몰래 판매하다가 안전부에 긴급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 수남시장에서 맛내기(조미료)를 팔던 주민 11명이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장사 물품이 마르자 업종을 바꾸고 다른 장사를 벌이다가 지난 11일 안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현재 북한에서는 사탕가루(설탕), 후추 등을 비롯한 조미료 물건이 없는 상태고 물가도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조미료 장사를 하는 시장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상 장사할 수 없는 형편이 된 수남시장 조미료 매대 상인 11명은 결국 장사 품목을 바꿔 비료, 농약, 비닐박막 등을 농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판매하는 장사에 달라붙어 암거래를 벌였다.

이들은 국경이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미료도 들어오질 않으니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현시기에 맞는 장사라도 해야겠다면서 무역일꾼들에게 달라붙어 돈을 먼저 주고 밀수품을 건네받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장사군(장사꾼)들은 밀수로 들여온 물품들이라 집에 감춰놓고 장사를 했는데, 어느새 이들이 집에서 물품을 도매한다는 소문이 시장관리소 일군(일꾼)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며 “시장관리소 일군들은 이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아 장세가 줄어드는 것에 불만을 품고 담당 안전원에게 이들을 밀고했다”고 말했다.

현재 안전부 수사과에 잡혀있는 상인들은 무역일꾼들이 지난 2월 말 중국과 밀수해 들여온 물품들을 청진항을 통해 몰래 넘겨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부는 방역 규정을 지키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판매한 밀수품이 어떤 문제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면서 국가 방역 조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이들을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들은 단련형 2년 정도의 법적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가지고 있던 밀수품들은 모두 압수돼 국고에 반납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