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가짜 달러 사용한 청년 체포…출처가 국가보위성?

안전부 조사서 "국가보위성 신분증 가진 사람이 바꿔줬다" 진술…최근 평양서 위조 화폐 활개 쳐

달러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pixabay

평양시에서 한 20대 청년이 위조 화폐 사용으로 안전부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낙랑구역에 사는 20대 청년은 이달 중순 력포구역의 한 시장에서 위조 달러로 물건을 구매하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상인들의 신고로 안전부에 체포됐다.

소식통은 “시장에서는 국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달러는 달러 장사꾼(환전상)들에게서 바꿔 쓰는 것이 상식인데 이 청년은 시장에 달러를 들고 나타나 물건을 사고는 잔돈은 국돈으로 받아가 의심을 샀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청년은 단위가 큰 단위인 100달러짜리 지폐를 한 장도 아닌 여러 장을 들고나와 여기저기서 물건을 사 상인들의 의심을 한층 더 키웠다고 한다.

결국 한 상인이 장마당 담당 주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청년의 수상쩍음을 신고했다. 이에 주재원이 즉각 현장으로 왔는데, 이 청년이 눈치를 보며 도망가려는 낌새를 보이자 주재원은 즉각 그를 붙잡아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그 길로 안전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부는 이 청년에게 위조 달러 사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위조 달러를 어디서 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청년은 처음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다가 안전원들이 돌아가며 폭행을 가하자 결국 입을 열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보통강구역에 위치한 국가보위성 안가(安家) 쪽에서 국가보위성 신분증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 진짜 달러 100달러를 가짜 달러 1000달러로 바꿔주며 입단속을 한 후 돌려보냈다. 진짜 달러 100달러는 가족에게서 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건을 담당한 력포구역 안전부는 같은 구역 보위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으나 보위부 측은 “국가보위성이 위조 화폐를 발행했을 리가 없지 않나. 국가 기관을 걸고 넘어지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형적인 사기꾼의 수법”이라며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일축했다.

소식통은 “이 청년은 여전히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가짜 달러의 출처는 지금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그는 가짜 달러 유통에 더해 국가보위성까지 들먹인 것으로 가볍지 않은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평양시를 중심으로 위조 달러가 유통되고 있어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위조 달러의 근원지를 파악하고 이를 유통시킨 주범들을 적발해내기 위한 안전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