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 파견 노동자 잇따른 제보에 “3대 멸족 대상” 경고

제보 기사 잇따르자 해외 파견 대상자용 동영상 교양 자료 내용 수정…"처신머리 제대로 하라"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자금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제보 기사(4월 8일)가 나간 이후 북한 국가보위성이 동영상으로 된 해외 파견 대상자용 교양자료의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 해외반탐국 외국 파견대상 교양분과(비상설 조직)는 이달 들어 해외 파견이 결정된 노동자들에게 상영할 동영상 교양자료 내용을 수정해 외부 세력과의 부적절한 접촉과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본보가 지난해 11월 홈페이지에 ‘해외체류 북한 주민의 제보·연락을 기다립니다’라는 배너를 게재한 이후 제보 기사가 잇따른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소식통은 “동영상 교양자료는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활동하는 반동 매체와의 연락이 어떻게 국가의 안전을 해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기서는 ‘제보’라는 단어가 직접 언급되기도 했는데, 구체적으로 “외국 신문사들과 연계하거나 제보라는 미명 하에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 것”, “이런 반동분자들은 우리가 끝까지 잡아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국가보위성이 내부 불순분자 색출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음에도 제보가 이어지고 또다시 기사화되자 해외 파견을 앞둔 노동자들의 사상 단속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동영상에서 ‘한 줌도 안 되는 적들’이 간교한 방법으로 조국에서 파견된 우리(북한)의 간부, 노동자들을 현혹, 매수하여 반공화국 적대 행위에 가담하게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또 해외 파견 근로자들 사이의 정보 유출 및 반동적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분쇄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반동적 행위에 동조하거나 참여하는 것이 어떻게 ‘3대(代) 멸족 대상’에 해당하는 중대한 반국가적 죄악으로 간주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며 “근로자들은 해외 활동 중에도 지속적으로 감시 받을 예정이니 처신머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유혹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니 너무 겁먹지 말라”, “해외에 가서도 그 어떤 유혹의 검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고 조국에 남은 가족들과 사랑하는 자식들을 생각하며 국가를 위해 한 몸을 다 바쳐라”라며 다독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3대(代) 멸족’이라는 표현으로 공포심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겁먹지 말라”며 달래기도 하는 등 이른바 ‘강온(強穩)전략’을 구사해가며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체제 이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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