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창조물’이라고 선전했던 순천인비료공장이 완공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인비료 생산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다만 생산 ‘0’ 비난을 피하려고 다른 공장에서 만든 비료를 순천인비료공장에서 출하하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완공 1년이 지났지만 순천린(인)비료공장은 완성된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린산암모늄은 전혀 생산을 못 하고 있고 과린산석회질소는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 놓은 비료를 가져와 포장만 해서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인비료공장에서 생산될 비료는 건식 인산비료로써 인산암모늄과 과인산석회의 혼합으로 만들어지지만 인산암모늄을 생산하지 못해 완성된 인비료를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황린과 규사 및 황산나트륨을 혼합 소성해야 하는 공정에서 황산나트륨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유산이라고 부르는 황산나트륨은 함경남도 함흥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생산량이 많지 않아 순천인비료공장에 충분한 양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인회석(원석)에서 플루오린을 제거하는 설비가 수입되지 않아 인산암모늄 제조 공정도 완성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뿐만아니라 순천인비료공장은 모든 공정을 자동으로 조정하도록 설계됐지만 반도체 설비가 수입되지 않아 현재는 수동 생산만 가능한 상태다.
박봉주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저품위 광석으로 고농도 린안비료를 대량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은 원료의 투입으로부터 제품포장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흐름선화를 실현하여 로력절약형기업체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자동화 계획만 가지고 있었을 뿐 공정의 자동화를 완성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 당국은 자재를 자력갱생으로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순천인비료공장에 파견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수입 원자재는 물론이고 설비까지 최대한 자체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국가과학원과 김책공업대학의 연구자를 중심으로 ‘과학자기술자돌격대’를 조직했고, 이들이 순천공장에 나와 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김책공업종합대학의 교원, 연구사들이 협동하여 순천린비료공장 통합생산 체계를 훌륭히 구축해 놓은 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과학자들이 수입 설비·자재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순천인비료공장 주변에 노동자에 제공할 부식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농장과 목장 등을 건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 안에 생산 정상화를 이루고 5만 톤 정도의 린비료를 생산한다는 것이 국가의 목표지만 이 또한 실현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