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오러지 만나 원자재·식량 등 차관 약속 받아냈다

소식통 "필요한 자원 공급에 도움 주겠다 약속"…北은 차관 제공 대가로 中에 투자 우선권 주기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중국이 북한에 원자재와 식량 등을 차관 형식으로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양국은 차관 협정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중앙당과 외무성 간부들이 주축이 돼 중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현물 차관 중 가장 중요한 물품은 원자재로 “중국 측이 (북한의) 경제 발전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데 큰 도움을 주겠다는 점을 철석같이 약속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중국은 ‘조중 우호의 해’를 맞아 북한에 대한 ‘배려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점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이 차관 문제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면서 고위급 간 협의는 물론이고 실무진 논의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차관 상환 조건도 앞으로 이뤄질 양국 간 경제 협력 여부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남겨뒀다”고 언급했다. 차관 상환 금액과 기한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이 북한에 원자재와 식량 등을 빌려주는 대가로 북한은 중국이 요청할 때 광물이나 자원 개발 및 경제 개발과 관련된 부문에서 투자에 대한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와 식량 등 차관 물품은 대부분 중국 랴오닝(遙寧)성과 지린(吉林)성 등을 거쳐 육로로 운송할 계획이지만 물품의 종류에 따라 일부는 선박으로 북한에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정한 대북 제재에 저촉되는 물품이나 물량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것은 공식 논의 의제가 아니었으나 양국 실무진 간에는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갔다”고 답했다.

북중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의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실무진 선에서 민감한 물품에 대한 교역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소식통은 “내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원래도 조용히 해왔다”면서 “당 내부에서는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정이 이뤄졌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식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두 나라의 친선 및 신뢰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길로 나아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민족이라고 하면서도 조선(북한)을 목 조르고 압살하려는 제재에 목숨 거는 괴뢰(한국)들보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나 수령들이 대대로 혈연을 맺어온 형제 국가 중국이 낫다는 점을 당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