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최근 몇 년간 환율 안정 저해의 주범으로 환전상, 이른바 ‘돈데꼬’를 지목하며 강도 높은 단속과 처벌에 나섰으나 오히려 환전상들이 자취를 감추자 장마당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간 외화를 직접 주고받는 현상이 일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압적인 외화 거래 단속이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시 장마당에서는 고가품인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식료품과 조미료, 생활용품 등 비교적 소액의 물품을 거래할 때도 판매자와 구매자가 달러나 위안화를 직접 사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주민들이 환전상을 통해 달러나 위안화를 북한 돈(내화)으로 바꾼 뒤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매자가 외화로 값을 지불하면 판매자가 당일 시장환율에 맞춰 가격을 계산하고 북한 돈으로 거스름을 내주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환율이 계속 오르다 보니 주민들은 국돈(내화)보다 외화를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돈데꼬를 찾지 않아도 장마당에서 장사꾼과 손님 사이에 바로 외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개인 환전상들의 불법적인 환전 거래를 내부의 환율 안정 저해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그동안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왔다. 적발된 환전상을 형사 처벌하는 것은 물론 재산을 몰수하거나 심한 경우 가족까지 오지로 추방하는 등 강도 높게 다뤄왔지만, 시장환율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시기 달러당 북한 돈 4만원대였던 시장환율은 현재 7만원선에 육박한 상태다.
소식통은 “이번처럼 돈데꼬를 강하게 단속한 적도 드물었는데 결과적으로 돈데꼬만 사라졌을 뿐 장마당 자체가 환전소가 됐다”며 “과거에는 돈데꼬가 환전을 맡았다면 이제는 장사꾼과 손님이 직접 외화를 주고받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시장의 외화 선호 심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국의 통제에 결국 위험 부담이 커진 중간 환전상만 자취를 감췄을 뿐, 장마당 상인들이 환전상 역할을 흡수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외화 단속이 외화 거래를 없앤 것이 아니라 거래 방식만 바꿔놓은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주민들은 ‘당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해야 먹고 산다’며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북한 당국은 단속과 처벌을 중심으로 한 환율 안정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화 거래가 오히려 일상적인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당국의 정책과 주민들의 실제 경제활동 사이의 괴리가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돈의 신뢰도 및 가치 하락과 물가 불안 속에서 주민들의 외화 선호 심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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