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한 국경경비대 군인 총격으로 사망…군심 크게 흔들려

밀수 단속 강화에 따른 국경경비대 군인 생활난이 원인으로 지적돼…사살 소식에 군관들도 회의감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두만강변에서 순찰 중인 국경경비대 군인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둔 국경경비대 소속 군인이 무장 탈영해 도주하다가 추격 과정에서 사살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혜산시 일대 국경경비대에서 복무하던 한 군인이 무기를 소지한 채 부대를 이탈했다. 그의 탈영 사실이 확인된 직후 부대 지휘부는 추격조를 내보내면서 예상 이동 경로를 차단하고 탈영병을 발견하는 즉시 체포해 호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던 중 탈영병이 추격조의 눈을 피해 국경을 넘으려다 발각됐고, 이 과정에서 양측 간 총격이 벌어졌다. 탈영병은 추격조의 집중 사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부대 지휘부는 이번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탈영 동기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부대 내적으로는 이번 탈영 사건이 국경경비대원들이 현재 겪고 있는 생활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소식통은 “국경 지역의 밥줄이었던 밀수를 지나치게 압박한 국가의 무리한 통제 정책이 이번 탈영 사건의 근본적 이유라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그동안 국경경비대원들은 밀수꾼들의 뒤를 봐주며 챙긴 돈으로 연명해 왔는데, 이 통로가 완전히 막혀 생계가 막막해지면서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경경비대원들은 과거 밀수업자들의 활동을 묵인하거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겨 부족한 식량과 생필품을 충당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식량이나 피복과 같은 기본적인 보급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경 통제가 한층 강화돼 기존 돈벌이 수단까지 막히다 보니 국경경비대 군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상당하다”며 “이번 탈영 사건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탈영병이 사살됐다는 소식은 국경경비대 일부 군관들 사이에서도 깊은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나라를 지키라고 쥐여 준 총칼이 내부의 군인들을 향하고 있는 현실, 형제 같은 군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현실에 군심(軍心)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군인들이 배고픔에 눈이 뒤집혀 총을 들고 나서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지휘부도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사건은 국경 지역 주민 사회에도 소문으로 퍼졌는데, 주민들은 이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오죽 배가 고프고 살기 힘들었으면 총을 들고 뛰쳐나왔겠느냐”며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면서도 혹시라도 화를 입을까 봐 숨을 죽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경경비대 전반에 대한 사상 검열과 무기 관리 실태 점검 등이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당분간 국경 지역의 군부대에서는 야간 근무자에 대한 실탄 지급을 제한하거나 무기 관리와 근무 인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조치가 이뤄지고, 이와 더불어 탈영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 사상 통제도 강하게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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