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작물 피해 방지와 온열질환자 발생 차단이라는 상충된 지시가 내려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농장 일꾼들이 불평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29일 중부 이남 대부분 지역에 고온 주의경보가 전격 발령된 이후 농업 부문에 관련 지시들이 내려졌는데, 농장 일꾼들 속에서는 서로 어긋나는 지시에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폭염과 관련해 농업 부문에 내려진 지시는 식량 생산의 핵심 기지인 농경지와 논판양어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폭염이 국가 식량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황해남도와 같은 주요 곡창지대 농장들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막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하고 절실한 목표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평산군, 봉천군 일대의 농장들은 한낮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는 환경에서 농경지 및 논판양어장의 물 관리 실태를 매일 빠짐없이 상급 기관에 보고해야 하는 엄격한 의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농장들에서는 농장원뿐만 아니라 농장원 가족 자녀들까지 동원해 타들어 가는 농작물과 메말라가는 논판양어장에 물을 대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새벽부터 물통을 이고 지고 논밭을 오가는 무자비한 노동이 계속되고 있는 속에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다른 한편으로 야외 노동 환경에서 강력한 비상 감시 체계를 세워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들지 말고 즉각적으로 상부에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점이다.
농작물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내몰아 주민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어려워진 상황인데, 온열질환자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에 농장 일꾼들은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해야 할지를 놓고 눈치를 보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농장 일꾼들은 ‘날씨도 사람을 잡지만 살벌하게 몰아치는 지시와 보고 체계가 사람을 더 잡는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평양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고온 주의경보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무더위 주의경보는 낮 최고기온 33~35℃ 이상, 일평균 상대습도 70% 이상의 찜통더위에, 고온 주의경보는 습도와 무관하게 낮 최고기온 35~40℃ 이상의 불볕더위에 내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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