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산물 공장 北 ‘노예노동’ 지적에 경제적 타격 최소화 사활

포장된 북한산 건어물. /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수산물 수입 차단에 관한 국제사회의 일련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월 말 뉴욕커는 비영리 탐사보도 단체 ‘불법 바다 프로젝트(Outlaw Ocean Project)’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북한의 노동자들이 중국의 해산물 가공공장에서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 공장에서 이른바 노예노동에 시달리는 북한 노동자들이 생산한 수산물이 미국, 한국,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지적에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북한 주민의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수산물의 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소비자와 미국 정부가 의도치 않게 북한 주민의 강제노동과 북한 무기 프로그램 자금을 지원할 위험이 있다는 명분에서다.

이후 세계 최대 식품 및 수산물 유통업체인 시스코(Sysco)와 트라이던트 시푸드(Trident Seafoods)를 비롯해 한국의 쿠팡과 롯데마트는 북한 노동자 강제노동 동원 의혹을 받는 중국 수산물 가공공장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29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 및 중국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번 사안이 주요 외화 수입원의 축소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만한 중대 사안이라고 보고 중국 측과 협력해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화벌이 축소 없어야 한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선 북한 당국은 미국과 한국의 중국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중국 수산물 가공공장들의 수출 타격 위기에 대응 방안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대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대북 소식통은 “문제가 된 단둥(丹東)과 다롄(大連) 등 수산물 가공공장은 품질 관리를 강화해서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거나 초과하는 수준으로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로써 신뢰성을 회복해 수출을 재개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국 수산물 가공공장들은 ▲국제적 홍보 ▲협상 등 외교적 노력 ▲시장 다변화 등의 대응 방안도 내부적으로 수립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제 품질 기준과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미국 및 한국 기업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수입 금지 조치 재검토나 완화를 요청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국, 한국 기업들과의 접촉 시에는 저자세가 아닌 ‘우리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당당한 태도를 고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으로 중국 수산물 가공공장들은 미국이나 한국 외 새로운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 ‘저렴하고 질 좋은 수산물’이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등 판촉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모든 것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중국 내수 시장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상정해 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수산물 가공공장의 생산라인을 조정해서 중국 인민들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중국이나 조선(북한) 둘 다 돈벌이 축소는 있을 수 없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력 송출 절대 포기 못해”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로 중국 수산물 가공공장의 제품 수출이 어려워지고 외화벌이가 여의찮게 되더라도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들의 철수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는 게 북한 내부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과거에도 어떤 길이 막히면 다른 (외화) 수입원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기도 했다”면서 “지금 내각 등 인력 수출 사업을 할 수 있는 단위별로 중국 대방 찾기, 방안 모색하기 경쟁이 붙은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노동자 송출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항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주권 침해’로 지속 간주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해외 노동자 문제를 내부적으로 서방 세계에 대한 대항 논리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즉 주민들에게 ‘우리가 잘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제국주의자들의 계략’이라고 선전하면서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노동자 파견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원래 중국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노동자 파견 문제를 내부적으로 잘 해결하기로 이번에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방북 때 논의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중국 측과의 비공개적인 협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 감시망을 회피해 자국 노동자들을 해외에 지속 파견하겠다는 계획으로 전해젔다.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