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테이프를 끊은지 6개월이 돼 가지만 순천인비료공장은 아직도 비료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을 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없는 데다가 공장 외벽 유리도 확보하지 못해 비닐박막으로 겨우 막아놓은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내부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순천린(인)비료공장은 생산에 필요한 설비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고, 원료와 화학첨가제도 보장이 안되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1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 부지 중 김 위원장이 돌아본 일부 건물과 시설만 보기 좋게 꾸며졌을 뿐 나머지 부분은 아직도 내외부 건설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4월 본보가 김 위원장의 심혈관 시술 사실을 보도한 후 사망설까지 나돌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한 행사가 지난 5월 1일 진행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순천린비료공장 완공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우리 나라 화학공업을 한계단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며 “이 성과를 불씨로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본지 취재 결과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한 직후 당위원회는 ‘당창건 75돐(돌)인 10월 10일까지 생산라인 2개는 무조건 비료 생산이 가능하도록 완비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갑자기 지시…이틀 전부터 급히 준비”)
김 위원장이 ‘완공’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준공식 당시 전체 생산라인 가동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5개월 뒤인 당창건기념일 전까지 생산라인 2개만이라도 실제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라는 내부 지시를 내렸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순천린비료공장은 지금까지 비료 한 포대도 생산을 못 했다”며 “실제 생산은 그저 원수님(김 위원장) 지시사항으로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이 김 위원장이 참석한 ‘1호행사’로 진행된 후 지역 주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은 당에서 공장 설비와 원료를 차질없이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4월 말) 아직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데 난데없이 준공식 간판이 내걸려서 당황했었다”면서 “쫙 설비가 들어오는 줄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자재 지원도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그때 사진 찍으려고 급작스레 준공식만 한 것 같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준공식 이후 건설 자재 부족으로 공장 건설을 이어나가기 어려워지자 당국은 군인 건설자까지 모두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순천인비료공장 현장에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400~500명 가량의 건설직장이 조직돼 이들이 건설을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순천인비료공장 인근 지역 주민과 기업소에 비닐박막 제출 과제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비료공장 외벽에 유리를 끼우지 못해 당장 비닐박막이라도 씌워야 한다”며 “비닐박막 과제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라가 이 정도로 힘든 상황이냐는 한탄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