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출에서 부가가치 가공품 수출로 전환…외화벌이 체질 개선

세관 통한 공식 교역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중국인 업자들은 북중관계·정책 변수에 리스크 우려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원정리 세관.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원료 그대로를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투자자들과의 합작을 통해 원료를 토대로 가공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으로 외화벌이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 무역 단위들의 외화벌이 방식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잣, 버섯, 약초 등 임산물을 원료 상태 그대로 중국에 넘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중국에서 투자를 받아 현지에 별도 생산 시설을 갖추고 현지 인력을 통해 원료를 특정 상품으로 가공해서 넘기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난 몇 년간 상품화, 제품화 타령이더니 진짜 그렇게 돼 가는 분위기”라며 “중국으로부터 생산설비와 가공 기술을 받아들이고 국내에서 원료의 상품화 과정을 거친 뒤 가공비까지 상품값에 부가가치로 덧붙여 받는 방향으로 외화벌이 구조를 전환하려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세관을 통한 공식 교역 확대를 추진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대북제재 대상이어서 세관을 통과하기 어려웠던 기계류 같은 것들도 최근에는 ‘원조’라는 명목으로 등록된 녹색 화물차를 통해 북한으로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예전 같으면 밀수로 움직였을 것들이 지금은 공식적인 루트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내 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새로운 방식이 오히려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밀수를 통한 비공식 거래가 공식 세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양국 정부의 승인 절차에 따라 사업 자체가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원료값만 주고 밀수로 비교적 신속하게 원료를 들여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북한에 투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생산설비를 보내고 북한 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받는 것도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국경 단속만 피해서 밀수하면 됐던 것이 이제는 정부의 승인과 세관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며 “우리(중국) 쪽에서 자금을 들여 현지에 시설을 만들고 생산까지 끝냈는데, 저쪽(북한)에서 또 승인이 나지 않으면 상품을 반출하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밀수는 위험이 있어도 거래 자체는 대방(무역업자) 사이에서만 해결하면 됐다”며 “지금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식 무역으로 바뀌면서 비용뿐 아니라 양국 관계와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업자들이 이 부분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북한은 단순 원료 수출보다 합작을 통해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기술을 전수 받아 가공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의 외화벌이를 강조해왔다. 최근 북중관계 회복·개선 기류 속에서 대북 투자 유치가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방식도 점차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 안정성이 담보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관련 업자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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