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무역기관에 원료 수출을 줄이고 대신 가공품 수출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지방 외화벌이 무역 회사들이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달 초 내각 대외경제성에서 내려보낸 행정지시에 따라 평안북도 무역관리국이 가공품을 통한 외화 획득을 목표로 정하고 이를 집행하기 위해 지도일꾼들을 현장에 파견한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내각 지시로 북중 무역을 기본으로 하는 평안북도 내 많은 무역회사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내 무역회사들은 주로 중국에서 들여온 원자재로 생산한 임가공품이나 특산물, 약초 등 원료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원료 수출을 줄이고 가공품 수출을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옴에 따라 무역회사들의 수출 품목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번 내각의 지시는 국산(북한산) 가공품으로 중국 시장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라는 것인데, 이는 지난달 말 국가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무역 행위를 근절할 데 대한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평안북도 무역관리국은 산하 무역회사들에 대동강맥주, 고려인삼술, 화장품 등 북한에서 가공된 제품들을 중심으로 대중(對中) 수출을 기획하고 집행할 것을 지시한 상태지만, 대부분의 북한산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외면받고 있어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이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평안북도 무역회사들은 현재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대방들에게서 선금을 받고 잣, 송이버섯, 낙지 등 계절성 원천을 수집해 수출 준비를 마쳤으나 가공품 수출을 강화하라는 내각의 지시가 갑작스럽게 내려짐에 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평안북도 내 일부 무역회사 일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무역이 거의 죽다 살아났는데 또다시 무역이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중국 대방들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내각의 가공품 수출 지시는 비현실적이며 무역의 기본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료 수출을 줄이고 가공품 수출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는 이상적 목표에 지나지 않아 곧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현실과 맞지 않는 무역 정책으로 인한 평안북도 지방 무역회사들의 혼란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중앙과 지방 경제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