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바빠진 원천지도원들…원료 아닌 가공품 수출 본격화?

산나물·약초 등 40여 종 수집 지표 내려져…단순 집하 넘어 가공 생산 연계하려는 움직임 뚜렷

개성고려홍삼을 접목한 생당쑥 차 제품 포장지.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원료수출 지양·가공수출 확대’ 방침을 강조해 온 데 따라 외화벌이용 가공품 원천 발굴과 수집을 담당하는 원천지도원들이 부쩍 바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정주시, 곽산군, 운전군 등 도내 각 지역 외화벌이 기지들에 산나물과 약초 등 40여 종의 원료성 품목 수집 지표가 새롭게 하달되면서 원천지도원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집 지표에는 두릅, 취나물, 고사리 등 현재 채취가 가능한 산나물을 비롯해 한동안 취급이 뜸했던 세신, 금은화, 생당쑥, 마, 달맞이꽃씨, 아카시아꽃씨 등 약용 식물이 포함됐다. 심지어 거머리, 지네, 쥐며느리 등 약재용 원료도 대거 목록에 올랐다.

소식통은 “이런 품목들은 예전부터 외화벌이에 쓰이던 품목들이지만 이번에는 원천지도원들이 단순히 거둬들이기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품목별 확보량과 가공 가능성까지 함께 들여다보면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원료를 그대로 내다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인 가공품 수출을 확대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설비 노후화와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방침 집행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원천지도원들이 원료 확보망을 재정비하고 이를 실제 가공품 생산과 연계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원천지도원들은 단순히 확보 가능 품목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어느 지역에서 어떤 품목을 얼마만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또 이를 가공 단위와 어떻게 연결할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원천지도원들은 직장과 학교를 통해 조직적으로 확보된 원료는 물론 시장에 나와 있는 개인 채취분까지 흡수하고 있으며, 이를 집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조·절임·분말화·포장 등 가공 공정을 거쳐 상품화하는 사업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원료 수출 중심 구조에서 가공품 수출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당국의 요구가 현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지에서는 북한 당국이 강조해 온 ‘원료 수출 의존적 외화벌이 탈피’가 속도는 더디지만, 실질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원료를 그대로 내다 파는 것을 줄이고 가공품을 만들어 수출하라고 오래전부터 지시했지만 현장에서 이행이 잘 안됐었는데 요즘은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며 “비록 규모는 작아도 예전보다 가공품 종류가 늘어난 것만큼은 뚜렷이 체감되며, 원천지도원들이 바빠진 것 자체가 가공품 수출 흐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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