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관계 개선 흐름 속 北 노동자 대거 中 유입…‘이례적’

정식 노동 비자 아닌 단기 체류나 교육 목적으로 입국…대북제재 회피한 해외 파견 재개 조짐

2019년 10월 15일 단둥 조중우의교 북한 여성 노동자들
2019년 10월 북한 여성들을 태운 버스가 조중우의교를 건너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단둥으로 출근하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로 추정된다. /사진=데일리NK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와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유입이 다시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북한 노동자들은 소규모로 중국에 입국하곤 했지만, 수백명 단위로 입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0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2일 아침 7시경 북한 노동자 200여 명이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발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입국했다. 이들은 버스를 이용해 단둥에 들어왔으며, 이들이 소지한 짐은 같은 날 오후 5시경 별도로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들은 지난 12일부터 16일 현재까지 매일 100~200여 명씩 단둥을 통해 중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닷새간 약 10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중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이번에 단둥으로 들어온 북한 인력들은 랴오닝성 내 의류 공장과 식료품 공장, 수산물 가공공장으로 파견됐다”며 “앞으로도 한 달여간 매일 수백 명 규모의 북한 인력이 단둥을 통해 중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입국은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 이후 사실상 끊겼던 북한 해외 파견 노동의 재개 조짐으로 해석된다. 해당 결의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송환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대거 들어온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동안에도 수십 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들이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중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번처럼 수백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들이 연일 중국에 입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이들은 정식 노동 비자를 발급받고 중국에 입국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체로 중국 단기 방문이나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목상 노동자는 아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로 파견된 것인데, 이는 제재 회피 방편으로 보인다. 서류상으로는 단기 체류자나 교육 목적의 입국자로 판별되기 때문에 제재를 위반하지 않은 것처럼 위장하는 셈이다.

이렇게 북한 노동자가 대거 중국에 입국한 배경에는 북중관계 복원 분위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중관계는 고위급 교류와 인적·물적 이동 재개를 계기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북중 간 여객열차와 항공편이 잇따라 재개된 데다 지난 9~10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면서 양국 관계가 외교적 수사 수준을 넘어 실질적 협력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의 노동집약적 제조업 공장에서 값싼 북한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 신규 노동자의 대규모 입국을 허용하게 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소식통은 “값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단둥의 대다수 공장들은 북한 노동자를 원한다”며 “앞으로 2~3개월 이내에 단둥을 통해 중국에 입국하는 북한 노동자 규모가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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