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다시 확산하면서 국영 및 개인 부업 농가의 돼지 사육 두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국영목장관리국 산하 북창·안주·개천·평원 목장에서 모돈(母豚) 수가 줄어들면서 자돈(仔豚) 공급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개인 세대의 돼지 비육 규모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돼지를 사육하는 가구는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국영목장관리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2026년 4월 현재 평성·순천·개천 등지에서 ASF 발병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9년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 우시군에서의 첫 발병 사실을 보고했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ASF가 확산된 바 있다.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당 약 8000원 수준에서 최대 10만원까지 급등했으며, 현재도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국영 목장을 중심으로 자돈 생산 확대를 위한 여러 정책을 도입했으나 재원과 설비, 인력 부족으로 인해 효과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SF 확산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된다. 첫째, 경제난으로 사료 원료가 부족해지면서 위생 관리가 어려운 잔반 사육이 일반화된 점이다. 둘째, 강변이나 주거지 인근 등에서 이루어지는 비위생적이고 무질서한 도축 관행이 전염성 병원체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공식 통계와 방역 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개인 부업 양돈이 감염 확산의 사각지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시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우선, 정부 당국이 초기 ASF 발생 시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지 못한 점을 평가하고, 방역 체계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의 대응은 생산자에게 부담이 과도하게 전가된 측면이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과 대안 마련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주민의 생계와 충돌할 경우에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둘째, 생산자와 소비자가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산 여건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축산물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제한적이나마 외부 교류를 통한 보완적 공급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북한 축산 부문에서 ASF 대응 정책은 단순한 방역을 넘어 시장 안정과 주민 생활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정책의 실효성은 이해당사자의 수용성과 만족도에 크게 좌우된다. 주민 참여와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정책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 부담은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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