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들 노려 스미싱·보이스피싱 범죄 저지른 2명 원산서 체포

휴대전화에 악성 프로그램 설치해 자금 탈취하고 협박으로 돈 뜯어내..."IT 인재들이 안방에서..."

/이미지=구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북한 강원도 원산시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는 이른바 ‘스미싱’(Smishing) 수법을 이용해 돈주들의 자금을 빼돌린 2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강원도 소식통은 “손전화(휴대전화)를 통한 비대면 결제와 송금이 대세로 자리 잡은 현실을 교묘하게 악용해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 2명이 이달 중순 원산시에서 체포됐다”며 “이들은 전자결제 수단인 ‘전성’ 결제체계와 정보통신망을 교란해 이용자들의 자금을 빼돌린 첨단 정보기술 범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붙잡힌 이들은 평양의 중앙대학에서 정보기술 분야를 전공한 수재들로, 국가기관에서 전문 인력으로 양성된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들의 범행 수법은 이렇다.

이들은 먼저 중앙은행이나 상급 사정기관 명의를 도용해 장마당의 고액 자산가인 이른바 ‘돈주’들에게 “귀하의 전자지갑 계좌에서 비사회주의적인 자금 흐름이 감지돼 불시 검열 대상에 올랐으니 아래 연결 주소(링크)를 열어 확인하라”는 내용의 가짜 통보문(문자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했다.

검열 대상에 올랐다는 말에 불안감을 느낀 돈주들이 통보문에 첨부된 링크를 누르는 순간 휴대전화에 정보 탈취용 악성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되는데, 이들은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돈주들의 휴대전화에 깔린 전자결제 앱 ‘전성’의 전자지갑 비밀번호를 가로채 그 안에 보관돼 있던 자금을 탈취했다.

이들의 범행은 스미싱을 통한 휴대전화 해킹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해킹으로 확보한 돈주들의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이른바 ‘말소리 사기’, 즉 보이스피싱 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돈주의 자녀가 평양이나 국경 지역에 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자녀의 실명을 대며 “당신 자식이 지금 반동사상문화 유포 혐의로 보위부에 긴급 구속됐으니 처벌을 피하고 풀려나게 하려면 지정된 계좌로 즉시 송금하라”고 협박해 돈주의 자금을 추가로 뜯어내는 식이다.

소식통은 “이런 고도화된 정보기술 범죄에 휘말려 평생 장사로 모은 자산을 한순간에 잃은 원산, 신의주, 청진의 대형 돈주들이 잇따라 나타났다”며 “일부 돈주가 자금난으로 도매 물품 거래를 중단하면서 그 여파로 해당 지역 장마당의 도매 물품 가격이 한때 크게 뛰는 혼란까지 빚어졌다”고 말했다.

사이버 금융 범죄에 따른 피해 발생 사실을 파악한 사회안전성은 특별 수사본부를 설치해 원산에 본거지를 두고 범행을 저지른 2명을 체포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수사 당국은 이들의 공범 여부와 탈취한 자금의 흐름,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유사 피해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가 품을 들여 키워낸 첨단 정보기술 수재들이 오히려 안방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정부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보다 더 정교한 정보기술 범죄가 판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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