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마을 현대화 내세워 증산 독려…탄부들 “집 받기도 전에 죽겠다”

생산계획 상향 조정하고 탄부들에 생산 압박 가해…탈진해 쓰러져도 눈치 보고 다시 작업장으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일 “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탄광마을 현대화 결정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전국적인 석탄 증산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룡수탄광 노동자들이 결의를 다지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6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탄광마을 현대화 결정 이후 일부 석탄 증산 운동을 전개하면서 탄광 노동자들이 한층 높아진 작업 강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집을 받기도 전에 사람이 먼저 죽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개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산하 탄광들에 추가 생산계획이 내려졌다”며 “이 때문에 탄부들이 무더운 날씨에 갱도에서 야간작업까지 벌여가며 석탄 생산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탄광기업소는 지난 6월 당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탄광마을을 현대적으로 개변시킬 데 대한 결정이 채택된 것을 내세워 증산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소 간부들은 탄광 노동자들에게 “나라에서 우리 탄부들에게 새집을 지어주는 큰 계획을 세웠으니 석탄 증산으로 당의 은혜에 3배, 4배로 보답하자”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광기업소는 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와 철강 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석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산하 탄광들의 생산계획을 상향 조정했는데, 이에 따라 작업반별 생산 실적을 매일 점검하고 계획량을 채우지 못한 단위는 야간작업에 내모는 등 생산 압박을 한층 가하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도를 위해 현장에 나온 탄광기업소 간부들은 갱 안의 높은 온도와 습도를 견디지 못해 두 시간도 채 머물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야간작업 때도 잠시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가면서 탄광 노동자들에게는 생산계획 달성만을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증산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의 탄광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보름 넘게 폭염이 이어졌으나 작업은 단 한 차례도 중단되지 않았고, 인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낮교대 노동자가 밤교대 작업에 연이어 투입되는 날도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환기가 잘되지 않고 습도가 높은 갱 안은 여름철이면 작업 환경이 더욱 나빠진다”며 “장시간 노동과 수면 부족까지 겹치면서 하루 평균 2~3명이 어지럼증이나 탈진으로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쓰러진 탄부들은 한 시간 정도 쉬고 다시 작업에 투입된다”며 “간부들은 탄부들의 건강보다 생산계획 달성을 우선시하고 작업이 늦거나 생산량이 부족하면 사상성과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몰아세운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죽어도 작업장에서 죽는 것이 영웅이고 애국’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쓰러진 탄광 노동자들도 작업에 차질을 줬다는 이유로 동료들의 눈치를 보고 미안해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탄광 노동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금처럼 몰아붙이다가는 집을 받기도 전에 사람이 먼저 죽겠다”, “계획 초과 달성만 외치면서 사람을 강철처럼 다룬다”, “사람이 살 집을 짓는다면서 정작 사람은 돌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것이다.

특히 탄광은 낙반이나 가스 누출 등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대형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작업장인 만큼, 안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증산 압박이 이어지면서 안전관리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살림집이 언제 완공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집을 지어준다는 명목으로 밤낮없이 생산을 요구해 노동 강도만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당의 탄광마을 현대화 결정이 탄부들에게는 오히려 추가 노동과 증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일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탄광마을 현대화 결정에 따라 각 탄광에서 대중적 증산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결정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전국적인 석탄 증산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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