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준다더니 2년째 창고살이”…살림집 건설 지연에 주민 고통↑   

기존 주택부터 철거했지만 새집 공급 감감…월세·땔감 부담까지 떠안아 

북한 농촌 지역에 건설된 농촌 문화 주택의 모습. 노동신문은 1월 12일 “우리 당이 펼친 웅대한 사회주의농촌 건설 구상에 따라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새 마을들이 앞을 다투어 솟아오르는 속에 송화군 약산농장, 청단군 신생농장의 농업근로자들도 새집들이경사를 맞이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방발전과 농촌 주거환경 개선을 내세워 각지에 규격화된 살림집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집 공급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수년째 임시 거처를 전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만포시를 비롯한 자강도 일대에서 최근 몇 년간 농촌과 공장 주변을 중심으로 살림집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지방발전과 농촌 주택 건설을 강조하면서 산골이나 골짜기에 흩어져 있는 주택을 정리하고 일정한 구역에 규격화된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강도는 산간지대 특성상 철길과 터널 주변, 골짜기 곳곳에 주택 몇 채가 띄엄띄엄 자리 잡은 곳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런 주택들을 철거하고 소속 기관·기업소나 농장 주변에 새 살림집을 지어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문제는 새 살림집이 완공되기도 전에 기존 주택부터 비우게 하면서 주민들이 당장 머물 거처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새집을 지어준다며 살던 집부터 비우게 한 뒤 철거했지만 벌써 2년이 지나도록 새집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며 “공사가 언제 끝날지도 몰라 남의 집에 얹혀살거나 돈을 내고 방을 빌려 지내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기존 주택이 철거된 뒤 별도의 임시 거처를 제공받지 못해 친척집에 머물거나 창고나 빈방 등을 빌려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남의 집 창고 한 칸을 빌려 사는데 매달 5만원씩 내고 있다”며 “지난겨울에 이어 여름과 장마철까지 겨우 버텼는데 이제 또 추위가 다가오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나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여기저기 사업부터 벌여놓고 정작 주민들이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공사 추진 방식에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을 위해 집을 지어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당장 집을 줄 것처럼 철거부터 해놓고 몇 년씩 셋방살이를 하게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이 나온다”며 “먼저 집을 지어놓고 이사를 시키든지 이미 내보냈다면 공사를 빨리 끝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날씨가 다시 추워지면서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세에 더해 겨울철 난방을 위한 땔감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지만 창고처럼 주거용이 아닌 공간에서는 난방 자체가 쉽지 않다. 식량과 살림살이를 보관하는 데도 불편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자기 집이면 겨울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지만 남의 집이나 창고에 머물면 그것조차 쉽지 않다”며 “올해도 새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창고에서 한겨울을 보내야 하는 주민들의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주거환경 개선을 내세운 살림집 건설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정작 기존 거처를 잃은 주민들의 주거 불안과 생활 부담을 키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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