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철 사건’ 후 軍 정치부 핵심 간부들 줄줄이 검열·인사 조치

군 내부선 “부정부패에서 자유로운 사람 얼마나 되겠나” 반응도…검열 확대될까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 

2025년 2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치 군관을 양성하는 군사교육기관인 김일성정치대학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군대를 군사 기술적으로 무장시키기에 앞서 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 군건설에서 중핵”이라며 “군인과 무기, 사상을 무장력의 3대 요소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7월 박희철 전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부정부패 사건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이후 군 내부 정치 간부 물갈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대 정치부 간부들을 중심으로 인사 조치가 잇따르면서 군 내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평안북도 염주군 주둔 8군단 사령부 정치부 주요 간부들을 비롯해 산하 사·여단 및 대대 정치부 간부들에 대한 검열과 보직 이동, 조기 제대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소식통은 “박희철 사건 이후 군내에서 간부 대열을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특히 그동안 토대와 정치성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유지하면서 적지 않은 권한을 행사해 온 정치부 계통이 가장 두드러지게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박희철 사건 이후 군 내부적으로 부정부패와 인맥 관계에서 비롯된 부정행위를 정조준한 검열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정치부가 처벌과 인사 조치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정치부 내 조직부·간부부 등 주요 핵심 부서에 있던 간부들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낮은 부서로 밀려나거나 일부는 정상적인 제대 시기가 되지 않았는데도 조기 제대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단 정치부에서 누가 검열을 받는다는 말이 나오면 곧이어 사단이나 여단에서도 또 다른 간부가 불려 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후 대대급 간부들까지 검열을 받게 되고 한 번 간부사업(인사)이 시작되면 연쇄적으로 조동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검열 과정에서 군 내부의 복잡한 인맥 관계와 이른바 청탁성 인사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번 일로 군 안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누가 누구의 부탁으로 자리에 올라갔는지, 또 누구를 등에 업고 있는지에 대한 말들이 쏟아지면서 만연한 간부사업 청탁에 대한 문제 인식도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군 내부에서는 이번 일이 일회성 검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식통은 “검열의 초점이 부정부패에 맞춰져 있는데, 여기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정치부에 집중돼 있지만 불똥이 누구에게 튀고 또 어느 부서로 번질지 모르는 분위기라 간부들이 상당히 몸을 움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긴장감은 군 내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각종 회의나 현지지도 과정에서 수시로 간부들을 질책하고 문책하다 보니 군 간부든 당 간부든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며 “괜히 눈에 띄거나 문제가 될 만한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모습은 뚜렷하지만, 조심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 모두 숨을 죽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치부 핵심 간부들이 집중적으로 물갈이되고 있다는 점은 군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부는 전문적인 군사 기술이나 전투 경력이 필요한 일반 군사 지휘 부문과 달리 사상성과 당성, 출신 성분, 상급과의 안면관계 등이 인사에 크게 작용하는데, 이번에 이를 바탕으로 자리를 유지해 온 간부들이 잇따라 조사와 처벌 대상에 오르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일꾼에 대한 선망과 신뢰도 상당 부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한 자리를 얻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부담이 더 클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박희철 사건이 개인에 대한 처벌로 끝나지 않고 군 내부의 비리 구조를 파헤치고 털어내는 후속 정비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재 정치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검열과 인사 조치가 앞으로 어느 범위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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