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자들 돈바스에 파견돼…주택·학교 건물 재건 작업 중

지난 1월 신규 노동자 150여 명 돈바스로 향해…北, 러시아가 승기 잡았다 판단하고 파견 결정

2019년 12월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대기중인 모습.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당국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자국 노동자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양국이 내부적으로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완전 탈환을 확정하고 북한 노동자들을 재건 작업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1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이 돈바스 지역에 파견된 시기는 지난 1월이며, 이들은 신규 노동자로 규모는 150여 명에 달한다.

1차 인원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들어가 모스크바를 거쳐 돈바스로 들어갔고, 나머지 인원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볼고그라드를 거쳐 돈바스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3개 사업소 소속으로 나뉘었는데, 각 사업소의 상급 기관은 대외건설지도국과 사회안전성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현재 돈바스 지역에서 주택, 학교, 상가 등 건물 재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재건 작업에는 러시아인들도 참여하고 있으나 러시아인들은 주로 통신, 교량 등 기술적인 부문에서 일하고 북한 노동자들은 건물 복구 작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2년에도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자국 노동자들 중 일부를 돈바스 지역에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인원을 선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돈바스 지역 노동자 투입에 적극 화답…선발 작업도 완료)

소식통은 “도네쯔크(도네츠크) 공화국의 독립을 지지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조로(북러) 수뇌부(정상) 회담이 이뤄지기 전이었고 여러 가지 조건들 때문에 로씨야(러시아)에 나가 있던 사람들을 도네쯔크로 보내진 못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러 간 항공기 운항, 노동자 파견을 비롯한 인적 교류 논의는 물론 전후 복구 건설 작업에 북한 인력을 투입하는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대북제재 상황에서 신규 노동력을 파견하는 것에 더불어 자국 노동자들을 격전지에 투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다 올해 들어 북한 내부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으며 특히 돈바스 지역은 확실히 러시아의 점령지가 됐다는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돈바스 복구 작업에 노동자들 투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북한 외교 상황에 밝은 또 다른 내부 소식통도 “우리(북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로씨야가 승리했다고 보고 있고 조로 간 협의에 따라 (돈바스 지역에) 인원 동원이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밀리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함을 선전하는 교육 자료를 러시아 현지 북한 노동자들에게 하달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최근 내부적으로도 청년 반미·반제 계급교양 강화를 주문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언급해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고 교양하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반미·반제 계급교양 강화 주문한 北…청년 사상 단속 ‘고삐’)

한편, 러시아가 돈바스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들에게 임금 이외 위험수당을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식통은 “로씨야 본토 파견 로무자(노동자)보다는 도네쯔크로 가는 인원의 국가계획분(상납금)이 조금 작게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로씨야 회사에서 지급하는 돈에다 위험 보상금으로 돈을 더 주기로 했기 때문에 이 돈까지 합치면 국가계획분이 1인당 매달 6~7만 루블(한화 약 87~102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