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사망한 北 노동자 유해,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유해 송환 작업 조용히 진행…벌목 기피 분위기 감지되자 내부 단속 나서

트랙터로 통나무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와 아무르주 틴다에 파견돼 일하다 사망한 북한 노동자들의 유해가 코로나19 국경봉쇄로 인해 오랫동안 송환되지 못하다 최근 북한 내 가족에게 인도됐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30일 “코로나 4년간 러시아에서 사망했으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유골이 근 1년에 걸쳐 가족에게 인도됐고, 이달 말을 기해 해당 사업이 기본적으로 끝이 났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유골을 안전하게 인도받은 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 위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해 송환 작업은 지난해 초부터 국가적 지시에 따라 내적으로 조용히 진행돼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사망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건설이나 벌목 작업 중 발생한 사고나 질병으로 현지에서 숨을 거뒀는데, 코로나 국경봉쇄 조치로 송환이 이뤄지지 못해 그동안 사업소나 작업소들에 유해가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항공이나 철도를 이용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인편으로 몇 달 간격으로 정기적인 유해 송환 작업이 진행돼 이달 말까지 모두 완료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특별히 아무르주 틴다 지방의 벌목 작업소는 러시아 내에서 가장 사망자가 많은 곳이어서 최근까지 유골 인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파견을 준비 중인 일부 노동자와 가족들 사이에 벌목이 건설 작업보다 위험성이 몇 배나 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벌목 노동자로 파견되기를 원치 않는 분위기가 점점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이번 유해 송환 작업과 연관된 유언비어 확산으로 불필요한 불안감, 공포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각지 보위 기관을 통해 내부 주민 단속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파견을 준비 중인 주민들에게 앞으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모든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에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안심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실제로 국가에서는 이번 유골 인도를 계기로 러시아 벌목 현장의 노동 환경 안전 강화와 노동자의 건강 관리를 철저히 관리 감독할 것을 현지 작업소들을 통해 강조했다”며 “이번 일은 해외 노동에서도 건설보다 벌목 작업의 위험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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