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서 강도행각 벌이다 체포된 일당 3명, 공개재판 받아

생활난에 도둑질 뛰어든 제대군인·대학생…일부 주민 "가난에서 시작된 일, 국가에도 책임 있어"

북한 강원도 원산시의 한 도로. 자전거를 탄 주민들이 화물트럭이 오가는 길을 가로질러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원산시에서 조직적으로 강도행각을 벌이다 체포된 일당이 이달 초 공개재판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30일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이달 초 원산시 신흥 장마당 앞에서 강도 행위를 저지르다 체포된 일당 3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열렸다”며 “2명은 지난해 봄에 제대된 군인들이고 나머지 1명은 원산농업대학에 재학 중인 청년”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개재판에 회부된 제대군인들은 어려운 집안 형편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제대 후 배치된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다 서로 만났고, 원산농업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청년은 대학에서 내라는 돈을 자체로 마련하려고 돌아다니다 이 제대군인들을 알게 됐다.

생활 형편이 비슷했던 이 3명은 함께 돈을 벌어보겠다며 의기투합했다가 돈벌이가 마땅치 않자 함께 도둑질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주민 집들을 돌면서 돈이 될 만한 물건은 닥치는 대로 도둑질했다. 그러다 지난 1월부터는 복면까지 착용하고 주택에 침입해 돈을 내놓으라 협박하고 빼앗는 강도행각까지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강도단이 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원산시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고, 시 안전부는 이들을 잡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써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초 일당 가운데 1명이 한 주민 세대에 들이쳐 700달러(한화 약 96만원)와 북한 돈 200만 원(한화 약 21만원)을 훔치는 데 성공했는데, 그 집 주변에 마침 담당 안전원이 살고 있어 피해를 본 주민이 안전원에게 바로 전화를 걸면서 결국 체포됐다.

그리고 시 안전부는 붙잡은 1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2명의 신원과 집 주소를 파악해 즉시 이들을 체포했다. 이후 안전부는 이들이 수십 건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을 밝혀냈다.

결국 이 3명은 이달 초 신흥 장마당 앞에서 공개재판을 받았다. 이곳은 종종 공개재판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주도자로 판명된 제대군인 1명은 3년의 노동교화형을, 그 외 2명은 2년의 노동단련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재판을 지켜본 일부 주민들은 강도행각을 저지른 일당에 대한 비판보다 국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조국에 청춘을 바친 제대군인들은 사회에 나와서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대학생 청년은 학교에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마음 아파하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돼 있었다면 애초에 도둑질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결국 이 모든 게 가난에서부터 시작됐고, 이는 국가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일부 주민들 속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 도둑질이나 강도 행위를 저지르다 붙잡혀 재판받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는데, 주민들의 생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이보다 더 심각한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국가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대책 없이 그저 법적 처벌을 내리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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