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곡물 가격 또 올랐다…”코로나 때보다 힘들다” 아우성

코로나 4년 간 4월 말 곡물 가격보다 올해 4월 말 가격이 더 높아…"절량세대 급격히 많아져"

2018년 10월께 촬영된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의 한 농촌마을 풍경. 한 장사꾼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에 북한 내부에선 코로나 때보다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돈 63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14일 혜산 시장의 쌀 거래 가격이 61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28% 오른 것으로,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이 6300원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도 쌀 가격이 비슷한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 28일 기준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각각 5500원, 56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2.8%, 3.7% 올랐다.

한편, 시장의 옥수수 가격 상승세는 쌀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혜산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3500원에 거래돼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혜산 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3500원에 달한 것은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평양과 신의주 시장의 옥수수 가격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데, 4월 28일 평양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각각 3100원, 314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6.9%, 7.9% 상승했다.

현재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은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됐던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의 봄철 식량 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4년 중 4월 말 시장 쌀 가격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3년으로, 지난해 4월 30일 기준 평양·신의주·혜산 등 3개 지역 시장의 평균 쌀 가격은 1kg에 5766원, 평균 옥수수 가격은 2933원이었다.

2022년 가을 농사 작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코로나로 인한 수입 통제가 강화돼 있던 상황이라 2023년은 다른 해보다 시장 곡물 가격이 높았던 해로 평가됐다.

반면 올해 봄의 경우 북한이 지난해 추수 기간 ‘보기 드문 작황’이라며 ‘풍작’을 선전했고 또 지난해 말부터 곡물 수입량이 확대돼 시장 곡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올해 봄철 시장의 곡물 가격은 코로나 국경봉쇄 기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평양·신의주·혜산 시장의 평균 쌀 가격은 5800원, 평균 옥수수 가격은 324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쌀은 0.59%, 옥수수는 10.67% 높은 상황이다.

이에 북한 내부에서는 코로나 국경봉쇄 때보다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강도 소식통은 “물량 자체가 부족해서 시장에서도 쌀을 구하기 힘들다”며 “시장에서도 식량을 못 구하니 절량세대가 급격하게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북한 시장의 유류 가격이 2주 사이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8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 1kg의 가격은 북한 돈 1만 4200원으로 2주 전 조사 때와 비교해 23.48%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유 가격도 크게 올랐는데, 4월 28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경유는 1kg에 1만 3000원에 판매돼 2주 전보다 무려 44.44%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상승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량 감소, 북한 당국의 개인 연유(燃油) 판매 단속, 농번기를 앞둔 수요 급증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