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나빠지는 평양 중심구역 전기 사정…”일평균 3시간”

손전등 켜고 밥 먹고 승강기는 이용도 못해…북한은 전력난 원인 외부로 돌리며 책임 회피

평양 송화거리 야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수도 평양의 전력 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계층이 거주하는 중심구역에도 하루 몇 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는데 당국은 책임 회피에 여념이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평양의 중심구역인 중구역과 평천구역은 지난달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전기가 들어왔고, 이달은 명절이 많아서 평균 5시간은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주변구역인 강동군은 1~2월에 전기가 하루 평균 약 1시간 남짓 들어왔고, 룡성구역이나 사동구역은 하루 평균 2~3시간 정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심구역과 주변구역에 여전히 전기가 차등 공급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지난해 3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중심구역에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주변 구역의 경우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전기가 공급됐다고 보도했다. 또 2019년에는 평양 중심구역에 하루 평균 5시간의 전기가 공급됐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더 나빠진 평양 전기 사정…중심구역도 4시간만 들어와
전기공급에도 차별?…평양 중심구역엔 하루 5시간, 그 외 지역엔…

이를 종합해볼 때 북한이 혁명의 수도라 선전하는 평양, 그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심구역의 전기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식통은 “중심구역에 사는 사람은 공화국 공민 중에서 수도 시민, 수도 시민 중에서도 핵심 시민이라는 자각에 속으로는 불평해도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력 강화 행보에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교양을 수없이 받아서인지 국방, 군수산업에 전력을 돌려 국력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열악한 전기 사정에 평양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한둘이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겨울철에는 저녁에 식구들이 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모이면 손전지를 켜고 밥을 먹는다”면서 “전깃불이 안 오니 달린 무리등(샹들리에), 엘이디(LED)등은 다 사치”라고 말했다.

또 “출퇴근 시간 불(전기)은 오는데 전압이 낮아서 승강기가 뛰지(작동하지) 못하고 겨울철에는 저층 운행조차 안 한다”며 “물동량을 올리고 내릴 때도 다 등짐, 아니면 베란다에서 도르래 수직 삭도로 끌어올려 어느 집에 무엇이 들어가고 어느 집에 오늘 어떤 마대가 올라가는지 안다”고 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아침에 출근할 때 축전지나, 손전지 등을 식구가 나눠서 다 가지고 간다”며 ”주간에 불이 오는 직장들에서 만충전하고 밤에 가정에서 이용하고 태양빛(태양광)판을 쓰는 집은 집에서 충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만성적인 전력난에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전압이 낮은 것은 미국 놈들과 대한민국 놈들이 우리를 압살하려는 고립 책동 때문이라고 말한다”면서 “(제재 때문에) 수입 자재나 부속을 제때 교체하지 못해 전기를 만가동할 수 없다는 말만 하면서 그저 미국 놈들을 원쑤(원수)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가 부족해 고층 살림집을 줘도 반갑지 않은데 그렇다고 불평을 부리면 미국 놈과 한 짝(편)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