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광천닭공장에서 생산된 닭고기와 달걀을 평양 시민들에게 공급했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평양 시민들은 이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각 구역의 상업봉사기지(식료상점)는 광천닭공장에서 생산된 닭 1kg을 북한 돈 2100원에, 달걀은 1구 200원에 공급했다.
지난 4일 평양 중구역의 한 시장에서 3kg짜리 냉동 닭이 북한 돈 4만 2000원~5만원에 팔렸는데, 그와 비교하면 시장가의 약 1/7 수준으로 공급된 셈이다.
북한은 1인당 규정 공급량을 800g으로 계산해 3인 가구의 경우 2.4kg가량의 닭고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게를 맞추기 위해 닭을 절단하지는 않았고. 100~300g 정도의 오차가 있어도 마리 기준으로 닭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걀은 성인 기준 1인당 6개, 초급중학교 학생 이상 청소년은 3개, 소학교 학생 이하는 2개만 구매할 수 있게 했는데, 일부 주변구역 식료상점에서는 일괄적으로 1인당 2개씩만 살 수 있도록 해 구매 개수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공급량이 충분치 않아 주변구역에는 더 적은 양의 달걀과 저품질의 닭을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주변구역 일부 주민들에게 공급된 닭고기는 일명 ‘콤퓨터닭’(컴퓨터 프로그램처럼 규격화된 닭장에서 키운 닭)이라고 불리는 비교적 질 낮은 냉동 닭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인지 ‘닭고기를 해동시켜보니 누린내가 났다’는 불만족스러운 후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공급에 대한 평양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구역과 만경대구역 등 평양 중심구역에 공급된 닭은 냉장 닭으로 한 마리씩 개별 포장돼 있어 위생적이고 질도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상점 앞이 인산인해로 흥성이는 분위기고 사람들은 ‘공급이 정상적이지 않으니 한번 주면 공급날이 명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닭고기를 구매한 날 바로 닭을 삶아 먹은 집도 있고, 음력설에 먹기 위해서 전기가 잘 들어오는 간부집에 술 한 병 주고 급동(급냉)시켜달라며 맡기는 집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닭이나 달걀 공급이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광천닭공장의 현대화 사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데다 닭을 사육하는데 필요한 사료나 전력, 연료도 부족해 지속 공급은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광천에 공급되는 닭 사료에는 강냉이 짜갠 쌀과 미강(겨가루), 조개껍데기 가루 등 12가지 복합물이 필요한데 이러한 사료가 충분하지 않고 겨울철 온도 보장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월 인민들에게 닭과 닭알(달걀)을 공급하라는 게 당의 뜻인데 현대화 공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 매달 공급할 만큼 당장 충분한 생산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광천닭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지난 1일부터 평양에 위치한 각 상업봉사기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7일 딸 주애와 함께 광천닭공장을 찾아 “생산 능력을 부단히 제고함으로써 더 많은 고기와 알이 인민들에게 가닿게 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