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편들 부녀절에 애정공세…평양 중심-주변 풍경 판이

여맹 생활총화 후 서로 받은 선물 자랑…경제난에 선물 못 받은 주변구역 여성들은 대화 소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꽃집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 등 ‘3·8 국제부녀절'(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국제부녀절(국제 여성의 날)에 북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쳐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나타났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그 와중에 평양 중심구역과 주변구역의 풍경은 판이하게 달라 경제력과 생활 수준의 차이가 다시금 여실히 드러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시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3·8국제부녀절을 맞으며 올해도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존경과 믿음의 표현으로 여러 가지 애정표현을 했다”며 “그런데 평양시에서는 중심구역과 주변구역의 부녀절 쇠는 풍경이 판이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부녀절 다음날인 9일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생활총화의 날로, 이날 한자리에 모인 여맹원들은 생활총화는 10분으로 짧게 마치고 전날 있었던 남편들의 애정 공세에 대해 서로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보통강구역, 중구역, 모란봉구역 등 중심구역에서는 남성들이 부녀절을 맞으며 여성들에게 금이나 합금으로 된 반지,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비교적 값이 나가는 악세서리를 선물하는 것이 하나의 풍처럼 돼 특징적이었다.

반면 주변구역에서는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옷이나 가방을 선물하거나, 꽃다발에 돈을 넣어주거나, 일부는 그냥 꽃다발만 건네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가 하면 아무런 선물을 받지 못해 서운하게 보낸 주변구역 여성들도 꽤 있었는데, 이들은 여맹 생활총화가 끝나고 남편들이 어떤 선물을 줬는지 서로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흐르자 자리에서 슬며시 빠져나가는 모습이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평양시 중심구역과 주변구역의 생활 형편은 격차가 크다”며 “주변구역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내들에게 아무런 선물을 해줄 수 없는 남편들이 적지 않은데 그런 아내들은 주눅이 들어 대화에도 끼지 못하는 형편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부녀절에는 남편들의 애정 표현이 작년보다 더 과감했다”며 “좋은 선물도 해주고 아침밥이나 저녁밥을 해주거나 부부 쌍쌍이 한집에 모여 음악을 켜놓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밤 12시가 지나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 어느 국가적 명절보다도 더 흥성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렇게 부부가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각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에서 오후에 일을 끝낸 후 총화하는 시간 등을 미뤄 남성들의 빠른 퇴근을 보장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각 조직에서는 부녀절이 여성들을 위한 날인 만큼 남성들은 여성들이 섭섭하지 않도록 시간 보장에 애를 썼다”며 “어떤 당 세포에서는 부녀절 다음날, 어머니나 아내에게 어떤 선물을 해줬는지를 알아보고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