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주민들의 미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와 회령시 등에서는 최근 사주풀이를 하거나 점을 보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의 미신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워낙 삶이 팍팍하고 힘들어서인지 요즘에는 꿈자리만 뒤숭숭해도 점쟁이를 찾아갈 정도로 미신에 의존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청진시의 한 주민은 며칠간 죽은 사람이 계속 꿈에 나타나 불안한 마음에 동네에서 유명하기로 소문난 점쟁이를 찾아갔다. 그런데 새벽부터 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점집에 사람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20달러를 주고 점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 돈벌이가 너무 안 되고 하니 장거리를 가야 하는 사람은 길을 떠나도 되는지, 장사하는 사람은 법 기관에 시달리거나 자주 드나들게 되는 액운은 없는지 점쟁이들을 찾아가 일일이 묻는 경우가 많다”면서 “점쟁이가 하는 말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단속에 걸리면 처벌을 받는 것도 뻔히 알지만 오죽했으면 미신행위에 기대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은 형법 제256조에 미신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돈이나 물건을 받고 미신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미신행위로 엄중한 결과를 일으킨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상 7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
북한에서 미신행위는 사안에 따라 노동교화형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큰 죄로 여겨진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은 처벌 위험에도 점쟁이들을 찾아가고 그들이 내놓는 점괘에 의존하는 모습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청진시에서는 동마다 미신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하고 미신행위가 뿌리뽑힐 때까지 소탕전을 벌인다는 내용의 인민반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의 회의에 일부 주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몇몇 주민들은 ‘수령과 조국만을 믿고 따르며 살아가라는데 그러다가는 앉아서 굶어 죽어야 한다. 결과가 이렇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단속과 통제만 강화하니 이제는 무서울 게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미신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아무리 강화해도 주민들이 생계를 위협받는 이런 실정이 계속된다면 미신행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은 국가가 미신행위에 대한 단속을 벌이기에 앞서 왜 주민들이 미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들여다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