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쌀 장사 단속 강화…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불만

"기본주식은 양곡판매소에서만 사라"…외상도 못하고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아 이득 없어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곡물을 흥정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쌀이나 옥수수를 판매하는 개인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는 장마당과 길거리에서 쌀이나 옥수수를 판매하는 장사꾼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며 “기본주식인 쌀과 옥수수는 양곡판매소에서만 판매하게 돼 있다면서 개인들은 콩, 보리, 감자 등 기본주식이 아닌 곡물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에는 단속원들에게 담배 한 갑씩 찔러주면 대부분 무마돼 개인 장사꾼들이 자루 속에 쌀이나 옥수수를 몰래 감춰놓고 판매해 왔는데, 최근에는 엄격하게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지난달 초순 혜산시에서는 안전원들이 담당 인민반들을 돌며 인민반 회의를 소집하고 주민들에게 양곡판매소에서 곡물을 구매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개인 쌀 장사꾼들이 쌀을 몰래 판매하다 걸리면 무상몰수, 벌금,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안전원들도 모자라 규찰대원들까지 단속에 가세해 구매하는 주민들이나 판매하는 장사꾼이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쌀을 사는 것도 마음대로 사지 못하게 자유를 빼앗으니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고 말한다”며 “양곡판매소에서 사 먹는 것이 이득이 크면 자연히 거기에서 쌀을 살 텐데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상도 할 수 없고 원하는 양만큼도 살 수 없으니 이득이 없어 개인 장사꾼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곡판매소에서는 소량도 판매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몇백g만 사겠다고 하면 틱틱(투덜)거리고 인상도 좋지 않다”며 “게다가 지금은 개인 장사꾼이 파는 가격과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 굳이 양곡판매소에서 쌀을 살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런가 하면 쌀장사를 하는 한 주민은 “양곡판매소에서 장마당보다 눅은(싼) 가격으로 팔고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개인 장사꾼들을 단속하지 않아도 알아서 장사가 안돼 관두지 않겠나. 가뜩이나 벌이가 안 돼 죽겠는데 단속까지 해대니 도대체 무엇으로 먹고살라는 건지 모르겠고, 그래서 가끔은 거지처럼 살아야 정상인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단속을 강화해 한순간은 잠잠해질 수 있어도 먹고살기 힘든 지금 같은 때에 개인 쌀 장사꾼들이 사라질 수 없다”면서 “장사꾼들과 가까운 단속원들도 ‘이러다 말 테니 지금 같은 집중 단속기간에만 최대한 조심하라’고 귀띔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은 하루하루가 먹고살기 위한 전투라 너무 힘들고 지겹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간부들은 밥 먹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단속할 것인가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까지 돌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