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한국 영상물 시청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청년들은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의주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그루빠 성원들은 최근에도 주민 세대를 대상으로 하루 2~3번씩 불법 영상물 시청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면서 강도 높게 단속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청년들은 노트텔을 활용해 단속을 피해 불법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트텔은 북한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디어 플레이어로 CD는 물론 SD카드나 USB를 삽입해 다양한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청년들은 노트텔에 합법적인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CD를 넣어두고 불법 영상물이 담긴 SD카드나 USB를 꽂아 시청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SD카드나 USB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순간적으로 빼고 숨기기에 용이해 불법 영상물은 SD카드나 USB에 담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들은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 SD카드나 USB를 신속히 제거하고 이미 넣어둔 CD 안에 있던 합법적인 영상물을 빠르게 재생해 마치 이를 시청하고 있던 것처럼 눈속임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신의주에서 한국 영화를 시청하던 한 청년은 이 같은 방법으로 집에 들이닥친 검열 성원들의 단속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이 청년은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빠르게 노트텔에서 USB를 제거해 숨긴 뒤 문을 열어줬다. 집에 들어간 단속원들은 노트텔 속 CD 내용물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집에 있는 서랍들도 일일이 열어 불법 영상물이 담긴 다른 장치가 없는지 살폈는데 단속할 만한 게 나오지 않아 그냥 돌아갔다.
소식통은 “단속원들은 누구냐고 물어보면 빨리 문을 열라고만 하지 자신들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문 두드리는 소리만 들려도 단속될 수 있는 물건은 신속하게 치우는 습관이 생겼고 이번 사례의 청년도 마찬가지로 행동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속원들은 이상한 점을 하나라도 발견하면 몸수색을 실시하지만 특별한 게 없으면 그냥 돌아간다”면서 “여기(북한)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검열을 받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능란하게 단속원들을 속일 방법들을 찾아내고 그렇게 해서 한국 드라마 같은 불법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열린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따라 올해 들어 한국 영상물 시청 행위가 더욱 무거운 범죄로 다뤄지고 있지만,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청년들의 호기심과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