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물건 내놔”…배터리·변압기까지 갈취하는 보위원들

돈 될만한 전자제품이나 기기 대놓고 요구…갈수록 심각해지는 갈취 행위에 주민들 원성 자자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최근 환전상이나 송금 브로커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국경 지역 보위원들의 갈취 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신의주시 보위원들이 외화를 다루는 환전상이나 돈을 이관하는 송금 브로커들의 불법적인 돈벌이를 꼬투리 잡아 돈을 갈취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심지어 전자제품이나 기기까지 가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의주시에서 환전상으로 활동하는 한 주민의 집에 보위원이 찾아와 1000(한화 약 18만 3000원)위안을 요구했다. 환전상은 “단돈 100원(북한 돈) 벌이도 안되니 이달 중순쯤에 해주겠다”며 사정했으나 보위원은 “돈이 없으면 차 배터리라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차 배터리 가격은 2000위안으로 보위원이 요구한 1000위안보다 2배 큰 금액이지만, 보위원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저항했다가는 괜한 보복을 당할까 봐 이 주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차 배터리를 보위원에게 넘겼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 지난 8일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는 한 신의주시 주민은 보위원이 요구한 150달러(한화 약 19만 6000원)를 주지 못해 가정용 변압기를 갈취당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가져간 물건을 다른 사람을 시켜 눅은(싼) 값에 팔아 돈을 마련한다”면서 “낼 돈이 없으면 돈이 될 만한 전자제품들을 내놓으라며 대놓고 요구하는 보위원들의 황당한 갈취 행위가 점점 도를 넘고 있고, 이것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보위원들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특히 보위원들이 주로 노리는 대상은 북한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는 환전이나 송금으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이다. 이들이 돈벌이를 계속하려면 단속 권한이 있는 보위원들에게 잘 보여야 하니 뇌물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고, 보위원들은 이러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뒷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국가가 공급하는 식량에 의존해 살아가는 보위원들이지만, 요즘은 식량 공급마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생계를 위해 주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배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실정에서 부정부패가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며 “결국 모든 피해와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