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성진제강연합기업소(이하 성진제강소) 문화회관에서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 여성 교환수 2명에 대한 공개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성진제강소에서 교환수로 일하는 한 여성이 아버지의 생신날 동료 여성을 초대해 함께 남조선(한국) 음악을 틀어놓고 거리낌 없이 춤을 추며 놀았는데, 이것이 사건화돼 공개비판 무대에 세워졌다”고 전했다.
이 여성들은 지난해 말 붙잡혀 두 달간의 예심을 거쳤고, 음력설 이후 공개 사상투쟁회의에 회부돼 법적 처벌까지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성진제강소에서 교환수로 일하던 이들 여성은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에 심취해 북한이 불법으로 규정하는 ‘남조선 영상물 시청’ 행위를 몰래 함께하며 깊은 유대관계를 쌓았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은 지난해 12월 말 김책시 양정사업소 간부로 있는 아버지의 생신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여성 교환수를 집으로 초대해 한국 음악을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고 초저녁부터 밤 11시까지 흥겹게 춤추며 놀았다.
이날 생신 축하 자리에는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시 안전부원의 아내도 초대됐는데, 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 남편에게 ‘남조선(한국) 음악의 고유한 향취를 느꼈다’고 말한 것이 사건화의 발단이었다.
소식통은 “성과와 승급에 급급했던 시 안전부원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듣고 진상을 파악해 즉시 상급에 보고했다”며 “그 길로 성진제강소 여성 교환수들은 즉시 체포됐고, 이들의 상급인 교환실 책임자와 기업소 청년동맹 비서까지 이 문제로 조직적으로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안전부에 붙잡혀간 여성들은 두 달간의 예심을 거쳐 음력설 이후 성진제강소 전체 종업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비사회주의 공개 사상투쟁회의에 끌려 나왔다. 이들은 수갑을 찬 채로 머리를 푹 수그리고 무대에 올라 전체 종업원들이 보는 앞에서 신랄하게 비판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이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폭로 규탄하면서 모든 종업원들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을 차단해야 한다는 강한 경고가 있었다”며 “결국 주모자로 지목된 시 양정사업소 간부의 딸은 3년의 교화형을, 그의 동료 여성 교환수는 단련대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시 양정사업소 간부는 자녀 교양을 제대로 못 했다는 것으로 해임, 철직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