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군 원료기지사업소에서 비사회주의 공개 사상투쟁회의

지방산업공장 원료로 쓰일 품종 경작할 대신 땅 임대하고 돈 받아 챙겨…철직·혁명화 처벌

함경북도 국경지대 모습. 한 밭에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함경북도 온성군 원료기지사업소에서 비사회주의 공개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국가의 농경지를 함부로 개인들에게 임대하고 땅값과 소작료를 챙기는 등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한 온성군 원료기지사업소 작업반장과 초급직맹위원장에 대한 공개 사상투쟁회의가 이달 1일에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원료기지가 있는 야산 공터에서 군(郡) 당위원회, 인민위원회를 비롯한 군내 주요 기관의 일꾼들이 참가한 가운데 원료기지사업소 전체 종업원들을 모두 불러 모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지난해 땅을 제멋대로 임대하고 땅값과 소작료를 받아 챙긴 2명의 원료기지사업소 일꾼들의 행위가 폭로됐으며,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즉시 철직과 혁명화 처분을 받았다.

소식통은 “봄이 오면서 원료기지 조성 사업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벌려 지방산업공장들의 원료 문제를 풀데 대한 당의 방침이 내려짐에 따라 그동안 흘려보냈던 문제들이 사건화됐다”고 말했다.

원료기지사업소는 그동안 온성군 지방산업공장들에서 원료로 쓰일 품종을 땅에 심을 대신 옥수수 등 작물을 심어 군당위원회 등 주요 기관 간부들의 가족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농사 부업기지로 한몫을 해왔다.

더욱이 안면이 있는 주민들에게 몰래 땅을 임대하고 농사를 짓게 하고는 가을에 가서 땅값과 소작료를 챙겨 일꾼들이 개인적으로 나눠 먹는 등의 비행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지방산업공장들에 필요한 원료를 생산하는 문제가 절정에 오르면서 지난 시기에 나타났던 비행들이 더는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로 원료기지사업소에 대한 공개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소식통은 “문제의 기본은 원료기지사업소 지배인, 당 비서, 기사장 등인데 정작 처벌은 하부 일꾼들이 받게 됐다”고 꼬집었다.

실제 원료기지사업소 종업원들 속에서는 원료기지를 제멋대로 관리하면서 주요 기관 간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옥수수 등 식량을 제공하고 자기 이윤을 챙겨온 이들은 정작 아무 탈이 없고 하부 일꾼들만 처벌받았다는 비난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일단 이번에 두 일꾼이 공개적으로 철직과 혁명화 처벌을 받았지만, 한두 해가 지나고 다시 복귀될 것이라는 내적인 약속하에 이뤄진 일이라는 뒷말도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